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전격 사임으로 그루지야를 잠정통치하게 된 민주당 당수 니노 브르자나제(39·여)는 24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11·2총선 무효'를 선언했다. 대통령직 대행을 맡은 그는 "지난 2일 실시된 총선에서 엄청난 부정이 저질러진 만큼 전임 의회가 당분간 입법부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새 대통령은 법절차에 따라 선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루지야 헌법은 대통령이 임기중 사임하거나 유고시 45일 이내에 대선을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제1야당인 국민행동당 미하일 사카쉬빌리 당수(35)도 사임발표 직후 TV회견을 통해 "대통령의 용퇴로 유혈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브르자나제와 사카쉬빌리는 셰바르드나제 퇴진운동 과정에서 '30대 쌍두마차'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향후 그루지야 정국은 30대의 젊은층이 주도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러시아와 미국은 그루지야 과도정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브르자나제를 만나 지원을 약속했고,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그루지야 민주주의 정체를 유지하려는 브르자나제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만연한 부정부패와 지난 2일의 총선 부정으로 퇴진 압력을 받아온 셰바르드나제는 이바노프 러시와 외무장관의 중재로 의회를 점거중인 야당지도자들과 협상을 가진 뒤 사임서에 서명했다. 셰바르드나제는 성명을 통해 "그루지야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며 유혈참극을 막기 위해 대통령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