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라는 용어가 등장한지도 8년이 지났다.


세계적 정보기술(IT) 업체인 IBM이 지난 1996년 처음으로 소개한 'e비즈니스'라는 개념은 디지털시대에 걸맞는 기업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으로 각광받아 왔다.


국내에서도 IT붐과 함께 e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이 활발해지면서 이제는 e비즈니스가 기업을 넘어 일반 개인의 경제활동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e비즈니스는 기업의 비용 절감은 물론 생산성 향상의 지름길이고 국가경쟁력 강화의 동력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e비즈니스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용 솔루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한국IDC에 따르면 기업내 e비즈니스의 기본 인프라로 꼽히는 전사적자원관리(ERP)시장 규모는 2001년 1천51억원에서 지난해 8백88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오는 2007년까지 연평균 1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관계관리(CRM)와 공급망관리(SCM) 솔루션시장도 경기침체에도 불구, 연평균 10%를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은 세계적으로 인터넷의 보급이 확산되는데서 찾을 수 있다.


세계 인터넷 이용인구는 오는 2005년까지 연평균 20% 안팎의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휴대폰 등 휴대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이에 따라 e비즈니스의 꽃인 전자상거래는 앞으로도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는 2000년 38억달러에서 올해 1백86억달러로 급팽창하고 오는 2005년에는 1천4백8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서 200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백8%로 세계 전자상거래 성장률(67%) 전망치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진정한 e비즈니스는 이제 시작단계에 올라섰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내 e비즈니스가 산업 전분야로 확산되지 않고 있으며 B2C(기업과 소비자간) 전자상거래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산업자원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e비즈니스 인덱스(지표) 2003'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


올해 국내 기업의 e비즈니스지수는 51.6으로 지난해(50.8)보다 소폭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금융이 68.5로 가장 높고 전자(56.3) 자동차(55.0) 등도 평균을 웃돌았다.


그러나 건설(49.4) 운수(48.6) 금속(47.1) 기계(45.9) 섬유(41.1) 등은 50을 밑돌았고 펄프는 38.1로 가장 낮았다.


전자 자동차 등 첨단산업의 경우 부품조달에서부터 사후서비스까지 전분야에 걸쳐 ERP 등 IT인프라가 갖춰졌으나 전통 제조업의 경우 여전히 e비즈니스 추진의지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 규모에 따른 e비즈니스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매출액 1조원 이상인 대기업과 1천억원 미만 중소기업간 지수 격차는 지난해 23.8에서 올해에는 27.7로 더 커졌다.


중소ㆍ제조업체들의 e비즈니스화가 시급하다는 의미다.


e비즈니스의 양극화 현상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e비즈니스 마인드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데다 e비즈니스를 위한 제도정비조차 미흡했던 탓이다.


다행히 최근들어 전자상거래 표준체계나 온라인 사업환경, e비즈니스 관련 제도 등이 정비되고 있어 e비즈니스가 이제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올해 7회째를 맞은 '한국 e비즈니스 대상'은 e비즈니스를 통해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기업들을 격려하고 그 성공사례를 알림으로써 국내 e비즈니스 마인드를 확산시키는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에는 LG실트론 등 12개사와 한국무역정보통신의 신동오 사장 등 11명의 유공자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전자거래진흥원 등이 주관하는 '한국 e비즈니스 대상' 시상식은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오전 10시30분부터 치러진다.


시상분야는 △e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전통기업과 △이를 기업에 적용해주는 지원기업 △e비즈니스를 선도하는 닷컴기업으로 세분화했다.


영예의 대상(대통령상)은 전사적으로 e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회사 전체업무를 e비즈니스화한 LG실트론이 차지했다.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은 HSD엔진 이상네트웍스 이포넷 등 3개 업체, 우수상(산업자원부장관상)은 농업협동조합중앙회 LG홈쇼핑 설비넷 시큐어소프트 신용보증기금 등 5개 업체, 특별상은 뱅크타운(한국경제신문사장상) 등 3개사가 수상한다.


e비즈니스 발전에 공헌한 유공자부문에서는 무역자동화 및 e비즈니스 솔루션 개발 등에서 성과를 거둔 한국무역정보통신의 신동오 사장이 석탑산업훈장을 받는다.


김우봉 심사위원장(건국대낵?은 "경기불황속에서도 기업들의 e비즈니스 추진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느꼈다"며 "e비즈니스 도입에 따른 기업들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등 e비즈니스가 초보단계를 벗어나 발돋움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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