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모 사장은 고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예전 금성사 수출 관리부서에서 6년간 재직하다 1989년 (주)한국EHT를 설립했다.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수입?공급하는 단순 오퍼상에 불과한 회사가 10년만에 특수케이블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한 것은 그의 남다른 배짱과 패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정 사장은 "지난 1999년과 2000년 사이에 특수케이블 분야에서 잘 알려진 미국의 T사가 우리 회사의 수입선인 캐나다의 특수 케이블 업체를 매입하면서, 우리에게 자기 회사의 한국 대리점 역할을 하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말하고 "우리는 중소기업의 비애를 온 몸으로 실감하면서도 그 회사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 정 사장의 배짱이 아니었더라면 (주)한국EHT는 그 회사의 한국대리점으로 전락해 전문기업으로 성장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는 "그 때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지속적인 R&D에 힘쓴 결과 히터류 전문회사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의 C사에 우리 제품을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수출쪽에 큰 비중을 두고 해외 판매망 구축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정 사장은 이외에도 '낚시용 난방 조끼'같은 아이디어 생활용품에 소재를 제공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계획이다. 이처럼 이 회사가 성공하기까지 좋은 상황만 계속 됐던 것은 아니다. 정 사장은 "IMF관리체제 직후 회사가 어려워 부도를 맞기도 했다"며 "지금 그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당시의 부도어음 20여장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며 그 시절의 어려움이 지금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정확히 분석해 나설 일에는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경영을, 물러설 때는 아쉬움을 남기지 말고 미련없이 포기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경영자의 모습"이라는 정 사장이 앞으로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