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25일 급등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17포인트나 떨어졌던 하락폭을 거의 만회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18일 800선이 무너진 뒤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이날 지수의 급반등을 두고 시장에서는 짧고 깊은 조정이 끝나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반등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일한 매수주체였던 외국인이 주식을 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날 주가상승을 이끈 것은 대량의 프로그램 매수다.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한데 따른 정국불안과 대선자금 수사의 칼끝이 대기업 그룹을 겨냥하고 있는 장외 환경도 부담요인이다. LG카드 유동성 위기가 수습되고 현투증권 매각이 성사되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기조로 돌아선 것은 호재다. 하지만 장외 악재가 메가톤급 위력을 갖고 있는데다 외국인이 머뭇거리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등돌린 외국인 지난주 외국인은 누적 기준으로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이후 주간 단위로는 처음이다. 외국인은 대만시장에서도 주식을 팔았다.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은 유일한 매수주체가 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전날 미국시장이 크게 반등했지만 전날 주가가 급락한 것은 쉽게 지나칠 일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이영원 팀장은 "최근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보면 아시아시장 혹은 IT부문 비중을 줄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며 "지금까진 단순히 매수강도를 낮추는 정도로 볼 수 있지만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매수주체 부재라는 현상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악재 파워는 얼마나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LG카드 유동성 위기는 어느정도 시장에 반영됐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대선자금 수사와 LG카드 유동성 위기는 아직 진행형인 재료이나 시장에선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라크 파병과 정국경색 등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만한 재료가 많아 단기적으론 관망세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우증권 이 팀장은 "시장을 짓누르는 재료들은 대부분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승추세를 꺾을 만큼 위력을 갖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변동성 커질 듯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역시 외국인이다. 미국 증시에서는 뮤추얼펀드의 부정거래 스캔들이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라는 대형호재가 힘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대우증권 이 팀장은 "단기적으로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시장과의 연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미국시장도 혼란스러운 상태인데다 국내 재료들이 심리적으로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