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정답자' 집단 반발 ‥ 수능 복수정답 인정 파문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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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발생한 '대학수학능력시험 복수 정답사태'의 파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언어영역 17번 문제에 대해 원래 정답 3번 외에 5번도 정답으로 인정해주기로 하자 3번 정답자들이 모임을 갖고 법적조치를 논의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교육인적자원부와 평가원 책임자를 문책하고 수능시험 제도개선과 평가원을 폐지하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3번 정답자 온·오프라인 반발 확산=언어영역 17번의 3번 정답자 모임인 인터넷 카페 '3번 정답자들의 오프라인 결사대(cafe.daum.net/threeanswer)'는 25일 오후 서울 종각역에서 시위 등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을 가졌다.
카페운영자인 최모군(19)은 "3번만 정답이라고 주장해온 평가원이 복수정답을 인정키로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성적 통지까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언어영역 재채점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문제도 회원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이번 조치로 5번을 답한 수험생의 점수가 일제히 2점씩 오를 경우 상대적으로 점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체 응시자 63만9천여명 중 3번을 답한 사람은 15%인 9만6천여명에 불과하지만 5번을 쓴 수험생은 70%인 43만7천명에 달한다.
3번 정답자들의 집단반발 움직임은 인터넷 공간에서도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다음 카페 '언어영역 17번은 3번이 맞습니다(cafe.daum.net/right173)'는 순식간에 회원수가 2천명을 훌쩍 넘어섰다.
회원들은 복수정답 인정 조치에 대한 비난과 분노를 표했다.
한 회원은 "이번 평가원의 조치는 40만명에 육박하는 5번 오답자들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며 "요즘 데모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고 하더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 국가시험에서 일어났다"며 흥분했다.
◆교육·시민단체도 가세=이번 파문은 수험생들의 반발 차원을 넘어 수능시험 제도개선과 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폐지 요구로 확산되고 있다.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이날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교육부와 평가원은 오답 시비가 제기됐던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재검토 과정과 처리 경위를 상세히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수능 출제위원회 구성 및 운영방식'의 실상과 문제점을 밝히고 교육부와 평가원의 관련 책임자들을 문책하라"면서 평가원 폐지나 역할 재정립 방안도 주문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