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라이벌 은행인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올들어 외형확대 정책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이 외형 팽창을 억제, 경제성장률에도 미달하는 신장률을 기록한 반면 신한은행은 공격적 영업전략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의 외형 신장을 달성한 것. 이같은 추세가 조금만 더 이어지면 현재 하나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외형 3위 자리가 흔들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하나은행의 총자산은 74조4천2백억원으로 신한은행 58조8천8백90억원에 비해 15조5천3백10억원 많았다. 그러나 올 9월 말에는 하나은행의 총자산이 75조3천8백20억원으로 1.29% 증가에 그친 반면 신한은행은 17.91%나 늘어나 69조4천3백90억원에 달했다. 두 은행의 총자산 차이가 5조9천4백30억원으로 9개월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축소된 셈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공격적 영업으로 대출자산을 크게 늘린 반면 하나은행은 SK네트웍스 사태 등을 계기로 외형성장 전략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원화총대출금은 작년 말 41조7천2백30억원에서 지난 9월 말 44조4천3백10억원으로 6.49% 증가한데 그쳤지만 신한은행은 32조60억원에서 38조9백50억원으로 19.02% 늘어났다. 가계자금 대출 부문에서도 하나은행은 3.42%, 신한은행은 11.46%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나은행은 특히 주택자금이 아닌 가계대출, 즉 일반가계자금대출을 14.58%나 감소(8조2천5백40억원→7조5백억원)시켜 20.41%를 늘린(5조4천3백20억원→6조5천4백10억원) 신한은행과 대조를 이뤘다. 하나은행은 그러나 주택자금대출만큼은 15조3천3백50억원에서 17조3천4백70억원으로 13.12% 늘려 6.92% 증가(10조7천80억원→11조4천5백억원)에 그친 신한은행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두 은행의 올 경영전략이 은행의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예단키 어렵지만 둘 중 하나는 웃고 하나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금융계는 평가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