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분석 투신빅뱅] (中) 한투 · 대투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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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업계 구조조정의 메인 이벤트(본 경기)는 이제 시작됐다.
현투증권의 미국 푸르덴셜 매각이 확정됨에 따라 그동안 차일피일 미뤄져왔던 한국투자증권(한국투신운용) 대한투자증권(대한투신운용) 구조조정이 본격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투신 구조조정의 최종 성공여부는 이들 회사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정부는 현투증권의 매각협상 타결을 매듭지은 지난 25일 한투증권 대투증권의 처리방향을 밝혔다.
두 회사를 국내외에 매각하겠다는 것을 공식화한 셈.이를 위해 오는 12월 중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실사에 들어간 뒤 내년 상반기께 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아울러 여기에 소요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채권 차환 발행에 대해서도 국회 동의를 얻을 계획이다.
한투 대투 처리를 위한 신규 자금은 4조원(한투 1조8천억원,대투 2조2천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두 회사를 파는 데 있어 매각 가격을 높이거나 조건을 좋게 할 수 있다면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증권도 함께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정부 입장은 △CBO후순위채 신탁형증권저축 기타 우발손실(소송에 따른 손실 등) 같은 두 회사의 잠재부실을 공적자금을 투입,해소하되 △원매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매각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회사가 외국계에 모두 매각되면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송두리째 해외자본에 넘어가게 된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투증권을 포함한 소위 '투신 빅3'는 투신업계 개인고객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액자산가 등 개인고객 정보가 모두 외국계 손에 들어갈 경우 국내 금융회사들의 영업기반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두 회사 중 적어도 한 개 정도는 국내 자본가에게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투신업계는 한투 대투 모두 해외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현투증권 사례에서 볼 때 두 회사의 매각가격은 운용사만 사려 해도 최소 2천억원,증권사(판매사)까지 포함할 경우 적어도 5천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은행 증권 보험사 등을 통틀어 매수여력이 있는 국내 회사는 재벌계열의 증권사 보험사 또는 대형은행 정도이지만 특혜여론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홍 랜드마크투신운용 사장은 "두 회사의 브랜드가치 인력 등을 감안할 때 정부가 부실을 보전해준다는 보장만 있으면 프라이빗에쿼티펀드 같은 해외 단기투자자는 물론 푸르덴셜 등의 전략적 투자자도 상당한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광수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요한 점은 인수자가 국내자본이냐 해외자본이냐가 아니라 두 회사가 얼마나 투명성을 확보한 기업으로 탈바꿈하느냐는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장기적 전망을 갖고 있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