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10:53
수정2006.04.04 10:55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주변에서 시작된 아파트 전세값 상승 분위기가 서울.수도권의 교육여건 우수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치동 일대에서는 최근 2주 동안 전세가가 5천만원 이상 치솟으면서 전세매물 품귀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대치동에 이어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주변,서초구 반포동 세화고등학교 주변,분당신도시 서현동 주변 등에서도 매물이 급속히 소진되거나 전세가가 1천만원 안팎으로 상승하고 있다.
올 수능시험 이후 학군·학원 이주 수요가 시작된 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의지의 영향으로 매매가 전세 수요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우수 학군 또는 유명 학원가 주변 등에서만 나타나는 제한적인 현상에 그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전세시장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7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도곡·개포동 등지에서는 전세가가 최고 5천만원 이상 올랐다.
대치동 우성 선경 미도 등 40평형대 이상은 5천만원 이상 상승했고 청실아파트도 3천만원 이상 뛰었다.
개포동 개포 고층 30평형대도 3천만원 이상 올랐다.
우성아파트 45평형의 경우 1층이 5천만원 이상 상승한 5억4천만원에 거래돼 주변을 놀라게 했다.
대치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자녀 교육을 위해 대치동 학원가 일대로 이사하려는 사람들이 전세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매물 품귀현상을 빚다 보니 집주인이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말했다.
강북의 유명 학원가로 부상하고 있는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주변에서도 전세가가 최근 들어 1천만∼2천만원 정도 올랐다.
라이프아파트 42평형 전세가는 2억5천만∼2억6천만원에서 2억7천만∼2억8천만원으로 뛰었다.
인근 양지공인 관계자는 "은행사거리 주변이 40∼50평형대의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 있는 데다 주변에 3백여개의 학원이 밀집해 있어 인기가 높다"며 "수능 이후 매물이 급속히 빠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 주공 2단지 등에서도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근 대한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많아 전세가가 싼 데다 주변에 세화고가 있어 해마다 이맘 때면 전세수요가 많이 발생한다"며 "수요자들이 대기하고 있지만 전세매물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분당신도시에선 서현동 주변 중·대형 아파트들의 전세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인근 서울공인 관계자는 "전세물량 소화 속도가 빨라 썩 좋지 않은 동이나 층의 매물만 남아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로 볼 때 12월에는 품귀현상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