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에서 질적 개선으로 체질 변화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향후 통신서비스업체의 움직임을 이 같이 전망했다. 통신서비스 산업은 PCS(개인이동전화서비스)개통 이후인 지난 98년부터 작년까지만 해도 매출액증가율이 연평균 20%에 달하는 고성장을 거듭해왔다. 98년 한해만 놓고 보면 가입자수가 97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연평균 매출액증가율이 내년까지 2%선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전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가입자수 증가율도 3%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통신산업의 성장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2005년부터는 과거처럼 큰 폭의 성장은 아니지만 연간 6∼10%의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선과 무선 서비스의 결합이 본격화돼 가입자당 월평균매출액(ARPU)이 증가할 것이란 근거에서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통신서비스산업은 가입자수 정체를 가입자당 매출액 증가로 만회할 것"이라며 "유·무선결합서비스가 이 같은 질적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통신산업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정 연구원은 "AIG-뉴브리지컨소시엄의 하나로통신 인수에 이어 내년 1분기 중 두루넷의 향방이 정해지면 국내 통신업계의 재편은 일단락된다"며 "이는 정부의 통신산업 규제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주가 측면에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번호이동성제도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고객이 현재 사용 중인 휴대폰 번호를 바꾸지 않고 다른 통신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다.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번호이동성제도는 이동통신회사들이 서로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려야하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평가했다. 요금 인하도 통신산업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존 CID(발신자번호표시) 요금인하 외에 내년 초까지 5%의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며 "후발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망종목으로는 SK텔레콤이 꼽힌다. 경쟁업체보다 수익성과 자금력이 앞서는 만큼 통신산업 구도가 어떻게 바뀌든 성장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