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아남반도체가 내년부터 삼성전자에 휴대폰용 비메모리 반도체를 대량 공급한다. 동부아남이 삼성전자로부터 반도체 생산을 직접 위탁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동부아남은 기존 거래처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도시바에 이어 새로운 대형 공급처를 확보하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임형규 삼성전자 사장(시스템 LSI 담당)과 윤대근 동부아남반도체 부회장은 최근 휴대폰용 반도체 부문의 위·수탁 생산을 위한 전략적 제휴에 합의,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제휴는 국내 최고의 IT기업과 국내 유일의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수탁 가공)업체간 공조를 통한 시장 확대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사업의 일류화 전략에 따라 휴대폰 제조에 필요한 일부 칩 생산을 동부아남에 맡기기로 했다"며 "이번 아웃소싱을 통해 원가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아남 관계자도 "삼성전자와 거래를 트기 위해 연초부터 양해각서를 맺고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대한 제휴 타당성을 협의해왔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에 공급을 시작함에 따라 대외적으로 기술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동부아남은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휴대폰의 DSP(디지털신호처리칩)와 LDI(LCD 구동칩)등을 중심으로 일단 월 3천장(8인치 웨이퍼 기준) 규모를 공급하게 된다. 생산공정에는 0.18∼0.25㎛(미크론·1백만분의1m) 기술이 적용된다. 동부아남은 일단 부천공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공급물량을 생산하되 충북 음성의 상우공장 증설이 이뤄지는 내년 말에는 공급규모를 월 1만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핸드폰에 사용되는 핵심 칩의 70% 이상이 해외에서 수입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양사의 공조가 반도체 분야의 무역역조를 해소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아남은 인텔 도시바 등 종합반도체 메이커들의 설비투자 정체로 파운드리 수요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또 다른 대형 공급처를 모색하기 위한 협상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최근 파운드리 주문의 급증으로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 등이 공급가격을 10% 정도 인상할 계획이라는 외신보도들도 잇따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개발을 완료한 0.13㎛ 양산기술을 발판으로 해외 반도체 메이커와의 공급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좋아지면 가격 인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