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기준시가 인상] (전문가 진단) 세금부담에 거래위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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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ㆍ29 대책'에 이은 국세청의 기준시가 인상으로 주택시장에서는 가격 추가하락과 거래공백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기준시가 인상은 양도세 및 상속ㆍ증여세 부담을 불러와 가뜩이나 얼어붙은 거래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전문가, 가격 추가하락 점쳐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시가 인상으로 인해 매물이 늘고 아파트가격은 다시 한번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부동산 시장을 다시 위축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준시가는 무엇보다 양도세와 연관이 깊어 아파트 거래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기준시가 인상으로 인해 양도세 부담이 늘어 급매물이 출현할 것"이라며 "따라서 매도 증가는 가격의 추가하락을 동반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사장도 "기준시가 인상만으로도 급매물이 쏟아질 수 있을 정도로 시장에 심리적 위축감을 심어준다"며 "하지만 기준시가 인상은 보유세 강화와 맞물려야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택투기지역에서는 기준시가 인상의 약발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과 수도권은 대부분 이미 주택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실거래가격으로 양도세를 매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거래가 낮추기' 등의 편법을 봉쇄하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박사는 "기준시가가 실거래 가격에 육박할 경우 양도세를 적게 내려는 편법 거래가 어려워진다"며 "서울과 수도권 등은 주택투기지역이기 때문에 기준시가 인상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겠지만 그래도 거래 시장은 다시 한번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일선 중개업계는 거래실종 우려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10ㆍ29 조치 이후 끊긴 매수세가 실거래가 수준의 기준시가 인상으로 더욱 꽁꽁 얼어붙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청담동 대우로얄카운티3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예상보다 기준시가 인상폭이 커 당황스럽다"며 "이 정도 수준은 최근의 매매가격 수준에 육박하기 때문에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 모두 모두 부담스러워 거래를 성사시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또 이번 기준시가 인상이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는 별 도움을 주질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시가가 크게 오른 단지들 대부분이 세금을 걱정하지 않는 대형 평형인데다 이번에도 세금을 매매가에 전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치동 타워팰리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초대형 아파트 소유자들은 세금을 별로 무서워하지도 않는다"며 "단기간에 팔 물건이 아니면 세금만큼 호가를 올려 내놓는 배짱형 매도자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김형호ㆍ김진수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