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봄ㆍ여름 SFAA 컬렉션] 화려했던 과거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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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패션축제인 '제27회 2004 봄여름 SFAA 서울컬렉션'이 12월 1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막을 올린다.
3일 동안 열리는 이번 컬렉션에는 진태옥 장광효 루비나 김철웅 김삼숙 박항치 박동준 최연옥 이상봉 손정완 한혜자 신장경 등 국내 최고 디자이너 14명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www.sfaa.co.kr)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SFAA 서울컬렉션은 1일 오후 1시 SFAA 회장인 박윤수씨가 첫 무대를 열고 3일 김삼숙씨가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컬렉션을 관통하는 주된 흐름은 복고풍이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진태옥),20년대 런던(손정완),30년대 미국 할리우드(박윤수) 등이 대표적인 작품의 흐름이다.
화려한 과거시절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찾았다.
이 시대를 풍미했던 낭만주의와 낙관주의가 작품 속에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미학적으로는 밝고 섬세한 디자인이 주류다.
해당 디자이너의 작품에는 연두 하늘 분홍색 등 파스텔톤 색상이 많아 미학을 극대화했다.
"이번 컬렉션은 컬러의 천국 같다"는 표현(손정완)이 나올 정도다.
짧은 치마와 바지,간결한 실루엣 속에 부분적으로 들어간 주름 장식이 보다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몸에 착착 감기는 부드러운 소재가 많이 사용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음악을 주제로 컬렉션을 꾸며온 박윤수씨의 이번 테마는 '베트 데이비스를 찾아서'.
미국 팝 가수 킴 칸스의 노래로 잘 알려진 30년대 미국 여배우 베트 데이비스를 내세워 '금발에 파란 눈 하얀 피부를 가진,신비로운 여성의 아름다움'을 의상으로 표현했다.
실크 저지 등 부드러운 소재,하양 분홍 노랑 연두 등 맑고 밝은 색상이 주를 이룬다.
한국 패션계의 '대모'로 꼽히는 진태옥씨(3일)는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 직전까지의 '벨 에포크(belle epoque·아름다운 시대란 의미의 프랑스어)'를 주제로 쇼를 꾸민다.
진씨 특유의 꼿꼿하고 단정한 선은 예전과 변함없지만 의상의 전체적 흐름은 보다 여유있고 느슨한 느낌이다.
시폰 벨벳 등 부드러운 소재와 면 스키니가죽(몸의 선을 잘 드러내는 얇은 가죽) 등을 고루 사용했다.
손정완씨(1일)는 20년대 런던의 패션사조인 'Bright Young Things' 그룹을 주제로 믹스앤매치(소재와 색상을 다양하게 겹쳐 연출하는 스타일)를 표현한다.
이 그룹은 고정관념을 깨고 과감한 패션을 추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탕처럼 밝고 알록달록한 색상(캔디컬러)이 밝고 낙천적인 이미지를 전해준다.
핫팬츠와 가슴이 깊게 파인 블라우스 등 섹시한 의상이 많다.
김삼숙씨(3일)와 박동준씨(3일)는 아트웨어(art ware)에 가까운,예술성이 강한 의상을 내놨다.
김삼숙씨의 대표작은 중국 '선녀도(仙女圖)'를 연상시키는 몽환적인 그림을 크게 프린트한 원피스.
"프랑스 화가 줄 슈레의 극장 포스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아련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한 신비로운 그림과 신축성 강한 스트레치 소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박동준씨는 최근 영화화돼 큰 관심을 모은 멕시코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을 프린트한 원피스를 내놨다.
강렬한 보색 대비가 눈길을 끈다.
루비나씨(2일)는 '에너제틱 바디'란 주제로 신축성 강한 소재를 사용한 옷들을 내놨다.
최근 유행하는 캐포츠 스타일이 엿보인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