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이 음악으로 만들었던 고구려 벽화 사신도(四神圖)의 이미지를 춤으로 빚어내는 무대가 9-10일 오후 7시 30분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전통과 창작을 넘나들며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진 무용가 정승희(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Images-비천사신무(飛天四神舞)'. 윤이상(1917-95)이 강서고분의 고구려 벽화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영상-Images'(1968)를 바탕으로 안무한 작품이다. 사신총 옛 무덤에 담긴 우리 민족의 염원을 '그때 그곳 고구려에서' '비천사신무' '이제 이곳에서' 등 여섯 장면에 담아 선조들의 복식과 동작의 특징, 사신을 상징하는 움직임 등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창조했다. 정씨는 2년 전부터 고분벽화의 사신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중국 등지를 방문, 고분벽화 사신도를 다섯 차례나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를 주제로 한 무용작업에 착수했던 것. "현무 청룡 백호 주작의 성격에 맞는 악기 설정을 고민하던 중 윤이상 선생의 '영상-Images'를 접하게 됐고, 사신의 성격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악기 선택에 다시한번 선생이 세계적 작곡가임을 실감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제목을 'Images-비천사신무'로 정하고, 윤이상 음악으로만 작품을짰다. '영상-Images'는 고구려 고분실의 네 신을 상징한 현대음악으로 플루트(현무)와오보에(청룡), 바이올린(주작)과 첼로(백호)의 연약한 음극, 그리고 능동적인 양극의 원리가 서로 맞물리며 진행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네 선율은 서로 접근과 단절을 한 호흡으로 담아내며 정열적인 부분과 명상적인부분이 서로 극단까지 추구되다가 다시 중용을 찾아가는 음악적 흐름으로 형성돼 있다. 정씨는 "윤이상 선생의 음악은 '세계와 우주에 대한 성찰'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성찰의 바탕에는 동양의 세계관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음과 양에 해당하는대립 에너지들이 있고, 그 에너지를 양극화시켰다가 다시 합일시키는 과정이 전개되는 것을 춤에서도 그대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권 2만-3만원. ☎1588-7890 www.ticketlink.co.kr(티켓링크), 1544-1555 www.interpark.com(티켓파크), 2263-4680(공연기획 MCT) (서울=연합뉴스) 이종호 기자 yesn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