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서 담아낸 신비한 생태..이태원 '현산어보를 찾아서' 5권 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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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년 전 조선을 지배하던 이학(理學) 전통을 거부하고 이용후생과 실사구시의 정신을 주창하던 실학파들.
그 대표적인 학자 정약용의 형 손암 정약전은 신유박해를 맞아 흑산도로 유배의 길을 떠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는 흑산도 주변의 어족,바다물새,해조류 등을 연구,한국 최초의 해양생물학 서적인 '현산어보'를 집필한다.
수산동식물 2백여종에 대한 명칭 분포 형태 습성 및 이용에 관한 사실이 상세히 기록된 이 소중한 문화유산의 원본은 안타깝게도 없어진 상태.그나마 남아있는 필사본도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진지 오래다.
2백년의 세월을 넘어 현직 고등학교 생물 교사인 이태원씨가 정약전 선생의 발자취를 더듬기 시작한 건 약 8년 전.
흑산도 곳곳을 누비며 필사본 '현산어보'의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해 다시 엮은 '현산어보를 찾아서'(청어람 미디어,각 2만3천원)가 지난해 1,2,3권에 이어 이번에 4,5권이 나오면서 완간됐다.
책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역시 바다 생물들의 생태.
4,5권에서는 흑산도의 명물 홍어를 비롯해 농게 칠게 등 뻘밭생물,물고기잡이의 명수 가마우지,어부들의 친구 갈매기 등 바다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동물들의 특성을 샅샅히 파헤쳤다.
4백여컷의 세밀화와 8백여컷의 자료 사진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책은 이밖에도 바다 생물에 관한 다양한 사투리,요리법,잡는 법,속담에서부터 정약전의 행적,동생 약용과의 교류내용,당시 실학자들의 세계관 등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