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휴대폰 등 모바일 디지털 기기에 사용되는 낸드 플래시메모리가 극심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중소업체들이 당장 대리점에 주문을 내더라도 무려 16주나 기다려야 물건을 만져볼 수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지만 낸드 플래시메모리를 제때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공급 물량이 수요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가격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아 한 달 사이에 15∼20%가량 올랐다. 세계 최대 MP3플레이어 메이커인 레인콤의 경우 요즘 삼성전자에서 필요한 물량의 60∼70%밖에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민수 구매팀장은 "플래시메모리 부족으로 국내외에서 쇄도하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상 낸드 플래시메모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생산계획이 달라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구매력이 약한 업체들은 수요의 40%밖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테크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디지털카메라에 들어가는 이동식 저장장치인 메모리카드의 공급 요청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생산하는 소니와 마쓰시타가 삼성전자로부터 플래시메모리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양상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