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11:02
수정2006.04.04 11:03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몸이 절로 움츠러든다.
'동장군아 물렀거라'를 외치며 겨울 날씨도 아랑곳 않고 필드로 향하는 마니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골프클럽을 닦아 보관할 생각에 벌써부터 아쉽다.
그러나 꼭 그렇게 생각할 일만은 아니다.
글로벌시대가 아닌가.
행동반경을 한반도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
사계절 골프를 즐기기 위해 한국 골퍼들이 많이 찾는 해외 골프코스를 소개한다.
-----------------------------------------------------------------
한국 골퍼들이 겨울시즌에 가장 많이 찾는 태국은 11월에서 2월까지가 건기다.
이 기간 평균기온은 섭씨 20도를 조금 넘으며 북쪽으로 갈수록 고지대가 많아 온도가 낮아진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저렴하며 캐디피도 2백바트(6천5백원) 정도로 무척 싸다.
◆ 방콕 =시내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로즈가든GC는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골프 클럽중 하나다.
이곳은 미국과 영국의 유수 골프잡지가 선정한 세계 골프장 랭킹 25위에 올랐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럽과 미주의 골프 애호가들은 오래 전부터 이 골프장을 찾아왔다.
골프장 내 리조트의 1백74개 객실에서는 강과 호수의 경관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비밀정원의 스파에선 즐기는 타이 마사지, 아로마 마사지 등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 치앙마이 =평균 해발고도 3백35m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치앙마이엔 모두 4곳의 골프장이 있다.
항상 온화한 기후 덕택에 이들 코스의 페어웨이 상태는 매우 좋다.
또 페어웨이 위로 카트운행이 허용되기 때문에 힘들지 않는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그린밸리 컨트리클럽은 데니스 그리피스가 설계했다.
국제 규격을 갖춘 치앙마이 최고의 골프장으로 조니워커클래식 등 해마다 세계적인 대회가 열린다.
핑 강으로 뻗어나간 완만하면서도 구불구불한 지형을 그대로 살렸기 때문에 코스파악과 공략이 모두 만만치 않다.
람푼 골프클럽에서는 '치앙마이 골프클래식'대회가 여러 차례 개최됐으며 지난 1995년 동남아시아게임이 열린 장소로도 유명하다.
페어웨이나 주변 환경이 한국 골프장과 매우 흡사하다.
왕실이 소유하고 있는 로열치앙마이 골프장은 브리티시 오픈에서 5차례나 우승한 피터 톰슨이 설계한 곳.
주변이 구릉으로 둘러싸인 파크랜드 스타일이다.
왕족이 애용하는 골프장답게 코스 주변엔 폭포와 오솔길, 실개천 등이 어우러져 잔잔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란나 골프클럽 곳곳에서는 치앙마이의 명물 도이수텝 사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 추가로 개장된 9홀은 경마장을 끼고 형성돼 있어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골프를 못하는 가족들은 잔디 연습장, 수영장, 경마장, 사격장, 테니스 코트 등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 칸차나부리 =태국 서북쪽 산악지대의 그린월드 핫 스프링 골프리조트는 사이욕 국립공원에 위치, 빼어난 풍광과 수려한 조경을 자랑한다.
이곳의 경관은 세계적 다큐멘터리 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피에서 취재, 방영했을 정도로 이름나 있다.
골프장 레이아웃은 세계의 명문 코스들을 한데 모아 놓은 듯하다.
1번 홀부터 콰이강을 가로질러 티샷을 하고 구름다리를 건너는 등 다양한 모험이 이어진다.
때문에 6천3백 야드의 짧은 코스는 골퍼들에게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페어웨이 중간 중간에 서 있는 나무나 화단은 오차 없는 정확한 샷을 요구한다.
여기에 지형의 기복을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 리조트에는 칸차나부리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온천이 나와 운동 후 피로를 푸는 색다른 맛도 느낄 수 있다.
에버그린 골프클럽은 병풍처럼 둘러친 봉우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페어웨이 주변에는 원시의 거목들이 호위하듯 빽빽하게 서있다.
한국형 잔디가 깔려져 있어 공을 단단히 떠받쳐 주기에 우리나라 골퍼들에겐 익숙하다.
영국인 설계자의 작품인 만큼 그린 주변에는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GC 17번홀(일명 로드홀)을 연상케 하는 키를 넘는 항아리 벙커들이 도사리고 있다.
또 대부분의 페어웨이 경계엔 키가 50m 넘는 전나무들이 버티고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 파타야 =램차방국제CC의 챔피언십 코스는 잭 니클라우스가 디자인했으며 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골프장이다.
매년 오메가투어가 개최되는 곳으로 홀은 전반적으로 거리가 길며 많은 벙커와 워터해저드뿐 아니라 각양각색의 꽃과 바위들이 어우러져 있다.
골프장 내 리조트는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춰 이곳을 찾는 골퍼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시암 컨트리클럽은 파타야의 낮은 언덕 지대에 자리잡았다.
태국에서는 가장 아름답고 가장 어려운 코스로 꼽힌다.
27년 전 조성돼 그동안 많은 국제대회를 치렀고 울창한 수림이 일품이다.
페어웨이가 지극히 좁고 해저드가 있어 대부분의 골퍼들이 움츠러들지만 그래도 홀 길이가 길기 때문에 티샷은 멀리 보내야만 한다.
◆ 후아힌 =스프링필드골프장은 1993년 개장했다.
잭니클라우스 걸장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아름다운 호수를 사이에 두고 디자인됐다.
코스의 다양성과 엄격한 관리로 태국 최고의 골프 클럽 중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챔피언십코스는 골프다이제스트 등 많은 외국 골프잡지와 프로 골퍼들로부터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하트랜드 골프스쿨과 계약을 맺고 있어 레슨도 받을 수 있다.
리조트에서 아침식사를 하면서 바라보는 호수의 전경은 '정말 아름답다는 느낌'이 절로 생기게 한다.
◆ 푸켓 =태국 남부 휴양지 푸켓에 건설된 블루캐년CC는 타이거 우즈가 극찬한 수준 높은 골프장이다.
푸켓공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이 골프장은 조니워커 클래식대회가 두차례 개최되었던 곳으로 1994년에는 그레그 노먼이, 1998년에는 타이거 우즈가 어니엘스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한 곳으로 유명하다.
부대시설로는 리조트와 사우나, 자쿠지, 골프스쿨, 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