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03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독일을 완파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팀은 30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F조 1차전에서 좌우날개 이호진과 이종민이 연속골을 작렬시켜 독일을 2-0으로 꺾었다. F조 최강으로 평가받던 독일을 제압한 한국은 이날 파라과이를 3-1로 꺾은 미국에 다득점에서 뒤진 조2위에 올라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경기는 선수비 후역습을 노리는 박 감독의 전략이 빛을 발한 한판이었다. 한국은 전반에 그물망 압박수비로 상대의 공격루트를 철저히 틀어막은 뒤 크로스를 올려 투톱 김동현과 정조국의 기습공격을 지원했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독일은 주포 루드비히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나가는 강력한 슈팅을 날리며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들어 한국은 전반과 달리 공세의 고삐를 죄였고 두차례 찾아온 역습의 기회를 모두 득점과 연결시켰다. 이호진은 후반 6분 하프라인에서 넘어오는 볼을 받아 정면으로 파고들었고 상대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발끝으로 가볍게 밀어 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25분에는 수비진영에서 빼준 볼을 잡은 이종민이 하프라인에서 아크정면까지 단독 돌파한 뒤 김진규에게 넘겼고 김진규가 달려드는 골키퍼를 피해 중앙에 있던 이종민에게 재차 볼을 넘겨 추가골을 넣었다. 독일은 투톱 크나이슬과 루드비히를 내세워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한국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한데다 골기퍼 김영광의 선방에 번번이 막히며 영패의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3일 파라과이와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한편 D조의 일본은 후반 9분 터진 사카다 다이수케의 결승골로 난적 잉글랜드를 1-0으로 격침시켰다. 콜롬비아는 이집트와 0-0으로 비겼으며 E조의 아일랜드와 코트디부아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멕시코를 각각 2-1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