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째 단식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30일 당사를 전격 방문한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과 면담했으나 특검법 재의와 노무현 대통령 재신임 등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최 대표는 재신임투표와 관련,"노 대통령에게 헌법재판소의 의견을 들어보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며 "헌재가 사실상 위헌이라고 결정한 만큼 거둬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이 전했다. 최 대표가 재신임 투표 철회를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이 재신임투표 실시 의지를 거듭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열린우리당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도 철회 주장을 함에 따라 그 결과가 주목된다. 유인태 정무수석과 함께 온 문 실장은 이 자리에서 "최 대표께서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면 노 대통령과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선하겠다"며 "노 대통령도 대화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노 대통령이 특검법 거부 및 재의요구를 철회하지 않는 마당에 지금 만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특검법 거부를 철회하고 국정쇄신부터 해야 한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박 대변인은 "최 대표의 말을 노 대통령과의 대화 거부로 해석하지는 말아 달라"고 설명,회동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문 실장은 "현재 국정쇄신책을 구상중"이라고 밝히고 "최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문제가 풀릴 것으로 본다"며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요청했다. 최 대표는 "우리는 제 1야당으로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언제든지 정부와 협조할 용의를 갖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회 정상화가 중요하지만 이라크 파병 문제 등 국정현안에 대한 대통령 상황인식의 변화,대통령 생각의 정상화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