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메일의 기법은 하루가 다르게 영악해지고 있어 네티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올 하반기 내내 말썽을 부리고 있는 바이러스 메일은 교묘한 위장 전술을 부리는 전형적인 스팸이다. 최근에도 발신자가 'security@microsoft.com'이고 제목은 'Use this patch immediately!'로 보안 패치를 설치하라는 권고 메일을 위장한 '두마루' 웜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바이러스 메일의 경우 실제론 감염되지 않았는데도 타인이 e메일 주소를 도용해 발송함으로써 졸지에 '바이러스 유포자'의 멍에를 지게 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특정 회사 도메인을 도용해 관리자인 척 위장하는 광고성 스팸은 대표적으로 파렴치한 수법이다. 제목만 보면 'XX전자' 'XX신문' 등 그럴듯해 보이지만 일단 열어보면 포르노나 상업 광고 등 스팸 메일이기 일쑤다. 해외에 서버를 둔 영어 스팸 메일과 스팸 릴레이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발송지가 해외이거나 다른 기업 또는 학교의 서버를 도용한 스팸 릴레이는 발송지를 추적하기도 어렵다. 반면 서버를 도용당한 기업이나 기관은 이미지 실추로 인한 피해에 시달려야 한다. 국내에서 발송되는 스팸 메일도 e메일 주소 생성기나 주소수집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정보로 무작위로 살포되고 있기 때문에 속수무책이다. 더욱이 매번 이름과 주소를 바꿔가며 스팸 메일을 뿌리기 때문에 범인을 색출하기도 어렵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