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이 정치권의 합의로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장은 1일 "지난달 29일 노 대통령과 정국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재신임 국민투표와 관련해 내가 정치권과 협의해 방향을 정하면 노 대통령은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대통령이 '모든 것을 판단해주면 의견차가 있어도 수용하겠다'고 말해 어깨가 무겁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정치권에선 '재신임 국민투표가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과 자민련이 재신임에 강력 반대해온 데다 '선 특검,후 재신임'을 주장해 온 한나라당에서도 재신임 철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이날 단식장을 찾은 민주당 조순형 대표에게 "당초 대통령 측근비리 진상을 밝힌 후 재신임 투표를 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지난주 헌법재판소가 사실상 위헌판결을 내린 만큼 대통령이 재신임 제안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 문희상 비서실장에게도 이같은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유인태 정무수석도 민주당 조 대표를 만나 "재신임과 관련해 (한나라당 주장에) 변화가 있는 것 같으니 (청와대도) 입장을 한번 정리해 봐야 겠다"고 말해,재신임 국민투표를 고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