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1일 대표 취임 일성으로 각종 현안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다. 조 대표는 "대통령이 (청와대와 한나라당을)개와 고양이로 비유한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런 식으로 상대방을 자극하기 때문에 정치가 제대로 안되고 실종되는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조 대표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언급한 게 아니라 코드가 안 맞으면 그렇게 된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는 유 수석의 해명에 "밖으로 샌 것도 문제"라고 질타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 때 TV대담 일정을 잡은 데 대해 당내에서 반발이 많다"며 "더욱이 민주당은 친정인데 전당대회에 축하 메시지라도 보내야 되는 것 아니냐"고 공박했다. 이에 유 수석은 "열린우리당은 창당이라 메시지를 보낸 것이고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도 보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대표는 이어 "과거 꼬마 민주당 때 대통령과 유 수석은 '호형호제'했는데 지금은 말을 잘 안듣는 모양"이라며 "대통령 자리에 앉으니까 달라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대통령께 하고 싶은 말 있어도 참으라고 말려야 한다"면서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말이 올해의 가장 기억나는 말로 올라 있다. 이 말은 앞으로 10년간 두고두고 대통령 어록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이 나와 추미애 의원에 대해 섭섭함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나와 추 의원에 대해 1년 전의 일을 꺼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국사가 다망한데 그런 것까지 생각할 틈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유종필 대변인은 "연말을 맞아 노 대통령에게 '쓴소리 종합선물세트'를 배달한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