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이 최우선이지만 큰 계약건을 놓칠 수는 없죠. 방탄조끼를 공수해서라도 예정대로 밀어붙입시다." 1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대우인터내셔널 회의실. 오무전기 직원 피습사건으로 술렁거리는 가운데 열린 이날 전략회의에서는 단연 김갑수 바그다드 지사장(암만 사무소장 겸직)의 안전이 최대 관심사였다. 김 지사장은 라마단 휴일 때문에 지난달 23일부터 요르단 암만 사무소에 나와 있었으나 2일로 예정된 바그다드 시내 호텔에서 이라크 정부와의 중고차 공급 계약건 때문에 이라크로 들어가야 할 상황이었다. 회사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김 지사장은 테러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1일 새벽(현지시간) 암만에서 바그다드로 향했다. 마침 기자와 연락이 닿았을 때 그는 움직이는 차량 안에 있었다. 김 지사장은 전화통화에서 "별도의 보호 없이 현지 상황에 밝은 중동사람과 함께 동트기 전 새벽을 이용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시간 후면 이라크 국경을 통과하기 때문에 더 이상 전화는 불가능하다. 계약이 성사되길 바랄 뿐"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