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을 말한다] (5·끝) 이해균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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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은 종합주가지수가 15년 넘게 되풀이했던 500~1,000의 장기 박스권을 돌파하는 해가 될 것이다"
"가치투자자"로 평가받는 이해균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평소 주가 전망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업계에 잘 알려져있다.
가치투자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기업분석에 토대를 두고 내재가치보다 저평가 종목을 발굴,장기 보유함으로써 기대이상의 시세를 남기는 전략이다.
미국의 투자귀재 워런 버핏과 그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 등이 대표적인 가치투자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다소 어색해 보이지만 이 본부장은 "2004년 국내 증시는 다우지수가 20년 넘게 갇혀 있던 600∼1,000포인트의 박스권을 뚫고 본격 대세상승장으로 진입했던 '미국의 1982년'의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본부장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와 수익성은 그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졌고 시중금리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져 주가가 장기박스권을 뚫을 수 있는 펀더멘털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두가지 요인은 증시의 질적인 도약을 불러올 재료이지만 정치 불안,북한 리스크,이라크전쟁 등 각종 지정학적 위험과 대체투자수단인 부동산 시장의 활황 등으로 증시 반영이 지연돼 왔다"며 "하지만 2004년부터는 이런 두가지 재료는 일시에 증시에 반영되며 본격적인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금리시대에 가장 유용한 투자대상은 주식이고 미국의 401(K)과 같은 기업연금제도의 국내 도입도 예정돼 있다"고 밝힌 그는 "노동계 등의 논란은 있겠지만 기업연금제도 도입이 최종 확정되면 증시는 이를 즉각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범용상품(Commodity)을 생산하는 기업보다는 독점적 시장지배력(프랜차이즈·franchise)이나 브랜드파워 가격결정력 등을 확보,'경쟁력이 뛰어난' 종목에 장기투자하는게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부류의 종목으로는 농심 신세계 삼성전자 NHN 등을 꼽았다.
그는 장기투자 기간으로 5년 가량을 제시했다.
이 본부장은 "이들 기업들은 매년 기업가치를 꾸준히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아 지금 당장 주가수익비율(PER)이 높더라도 길게 보면 저평가돼 있을 수 있다"며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단순히 현재 시점에서 PER 등이 낮다고 해서 반드시 저평가돼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국내에서도 시장예측에 따른 주식매매(마켓타이밍)보다는 장기투자가 수익을 낼 확률이 높다는 인식이 커져가고 있다"며 "한번 주식을 사면 3∼5년간 보유하는 기관들의 장기 투자문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