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해보험회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한 달 사이에 세번씩이나 자동차보험료를 '올렸다 낮추고 다시 올리는' 것이어서 보험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범위요율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던 대형 손보사들은 최근 종전 수준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다시 조정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최초 가입자와 신차 소유자들에 대해 최고 마이너스 5%의 범위요율을 적용해 왔으나 지난 1일부터 할인혜택을 없앴으며 저연령층에 대한 5% 수준의 범위요율도 종전 수준(0%)으로 되돌렸다. 또 LG화재는 26세 이상 연령층에 적용하던 마이너스 3%의 할인율을 3일부터 폐지키로 했다. 다만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하는 26세 미만 계층에 대해선 보험료를 0.7% 인하하기로 했다. 현대해상동부화재, 동양화재도 3일중 자동차보험료를 범위요율 인하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방안을 계획중이다. 대형 손보사들이 이같이 보험료를 조정하고 있는 것은 지난달 27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금감원 특별검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최근 손보업계의 무분별한 자동차보험료 인하경쟁과 관련, 범위요율 인하방법의 적정성 여부와 보험료 인하요인 유무 등에 초점을 맞춰 1주일 동안 강도 높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보험료를 재인상할 것을 손보사들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보사들은 손해율 상승으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주장해 왔으며 금감원 승인을 얻어 지난달 1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5% 올렸다. 그러나 범위요율을 조정해 보름만에 인상폭만큼 보험료를 내리는 등 과당경쟁을 벌여 왔다. 업계 일부에선 2001년 8월 자동차보험료 자유화가 실시되긴 했지만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인 탓에 금감원 압력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다시 조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됐다며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