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ㆍ연구원 '경기상황' 엇갈린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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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상황을 바라보는 정부와 민간 경제전문가들 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2일 거시경제점검회의에 앞서 내놓은 '10월 중 산업활동 동향 평가' 자료를 통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 부진이 완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설비투자 조정압력도 높아지고 있다"며 "경기는 지난 3분기에 저점을 지나 현재 회복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날 점검회의에 참석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은 "경기 회복 기미가 나타난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회복세가 과연 호황으로 이어질 것인지, 또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평가를 유보했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재경부 산업자원부 기획예산처 등 정부 인사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금융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등 민관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4년 경제전망 및 주요 정책과제'를 논의했다.
◆ '경기 회복중' vs. '일시적 착시'
재경부는 지난 10월에 이어 11월 산업활동도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1월중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22.5%나 증가한데다 재고 증가세도 최근 들어 둔화되는 추세여서 낙관적인 기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경기선행지수가 금융 및 실물지표 대부분의 항목에서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동행지수도 모든 항목에서 호조를 보이는 등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소비 부진 역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완화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국내 경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현상"이라며 "이런 양극화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홍 상무는 "가계신용 불안과 투자 부진 문제가 급격히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 투자ㆍ소비 살릴 대책이 관건
재경부는 자동차 등의 소매판매가 부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최근 도매판매가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소비재 수입이 증가하는 등 고소득층 소비심리도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재 수입이 10월 한달동안 15.6% 급증한데 이어 11월 들어 20일까지도 12.2% 늘어나는 등 3분기 평균 7%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것.
투자의 경우도 선행지표인 기계수주나 기계류 수입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고 설비투자 조정 압력(생산증가율-생산능력증가율)도 높아지고 있어 조만간 회복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투자가 경기상황에 후행하는 양상을 보여 왔다"며 "투자가 부진해서 경기가 안 좋다고 곧바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