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장기적으로 큰 시세를 낸 종목들은 대부분 업종대표 내수주였다." (장동헌 SK투신운용 본부장)
3일 증시에서
태평양과
신세계가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단기 조정을 받은
농심도 다시 상승 대열에 올랐다.
일부에서는 "내수경기가 바닥권에 있는 만큼 내년을 겨냥한 선취매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세 종목의 주가가 종합주가지수 저점인 지난 3월 이후 특별한 조정없이 꾸준히 오른 이유를 설명하는 데는 충분치 않다.
이들에게는 '특별한 것'이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의 길을 밟는다.
롯데칠성·삼강·제과 등 롯데계열 3인방 주가는 지난 2000∼2002년 사이 7∼13배 올랐다.
벤처거품 붕괴 후 지지부진했던 지수 흐름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오른 이들 종목은 '가치주 신드롬'을 낳았다.
최근 농심 태평양 신세계 3인방이 그 뒤를 이어받고 있다.
비싼 주식 그룹에 들어가는 이들 '신(新)3인방'은 올 지수저점이었던 3월 이후 9개월여 동안 적게는 2배(신세계)에서 많게는 4배(농심)까지 주가가 올랐다.
◆무언가 다른 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들종목의 공통점으로 △확고한 시장지배력 △강력한 브랜드 파워 △우량한 재무구조 등을 꼽고 있다.
IT(정보통신) 자동차 등 수출관련주와 달리 세계 경기변동에도 이익의 안정성이 훼손되지 않는 점도 강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같은 내수업종 대표주로 꼽히는
CJ와 비교해 보면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지적한다.
CJ가 그동안 제일투자증권 드림라인 같은 비핵심 업종에 대한 투자로 이익의 변동성을 키운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들 '신 3인방'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사업역량을 핵심 1∼2개업종에 집중하는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했다는 것.수급상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투자가 늘면서 모멘텀 투자보다는 기업가치에 근거한 장기투자가 늘어난 점도 업종대표 내수주의 최고가 행진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가치주의 재발견'이다.
◆점검 포인트는
내수업종은 대규모 투자가 별로 필요하지 않고 자본금도 적다는 특성을 지녔다.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높일수록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이 커지는 선순환 구조로 진입하기 쉽다.
물론 단기적인 주가급등으로 PER(주가수익배율)가 높아짐에 따라 주가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롯데 3인방이 2∼3년에 걸친 주가폭등으로 최근까지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내수 대표주는 시장점유율 확대→EPS 증가→PER 하락 등의 과정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주가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음 후보군은
시장점유율 1위 기업에 우선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케첩 마요네즈 부문에서 시장지배력이 큰
오뚜기나 참치의 대명사로 꼽히는
동원F&B,생식품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풀무원 등이 이같은 부류에 속한다.
CJ도 제일투자증권 매각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만큼 관심종목으로 꼽는 분석가들이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국순당(전통주)
신세계푸드(단체급식 및 외식)
동서(커피 등 식품)가 후보군에 들어간다.
이들 종목은 장기투자 성격의 외국계 펀드가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