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장비 등은 빛이 쨍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피혁 가방 신발 문구업종은 짙은 구름이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4월쯤에는 경기바닥을 벗어나 5월부터 상승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지원으로 조사한 새해 중소기업 가동률 전망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엔 중소기업의 평균가동률이 올해 상반기의 69%에 비해 약 4%포인트 오른 73%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하반기에는 정상가동률에 접근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업종에 따라서는 심한 차이를 보여 휴대폰 부품의 경우 92%선의 가동률을 나타내 계속 성장세를 누릴 전망이다. 휴대폰 부품은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지역에서 휴대폰 신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동률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내수에 의존해오던 반도체 장비업종도 일본 중국 미국 등지로의 수출이 이어지면서 가동률 상승세를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업종도 가동률 90%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반적인 경기 상승세에 들어서면서부터 자동차 부품도 80%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섬유 인쇄업종은 여전히 흐린 날씨를 유지할 전망.인쇄업종은 총선이라는 특수가 기다리고 있는데도 컴퓨터 프린터 활용 확대 등의 여파로 70%선을 겨우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업종별 예상 가동률을 보면 △음식료품 72% △섬유제품 65% △피혁신발 69% △종이제품 72% △화학품 75% △플라스틱 73% △기계류 73% △사무기기 76% △통신기기 73% △정밀기기 75% △가구 71% 등으로 조사됐다. 경기가 다소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소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2년 말 1백88조원 수준이던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규모가 내년 상반기에는 적어도 2백2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소기업들이 은행빚더미에 올라앉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나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인력난으로 인한 임금인상 압박까지 겹쳐 가동률은 높아지지만 흑자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하반기부터 경쟁력 우위업종을 선두로 차츰 경영 여건이 호전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유창무 중소기업청장은 "내년엔 수출중소기업이 성장세를 주도하고 이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을 중심으로 경쟁력 회복이 본격화돼 하반기엔 완전회복세를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청장은 이같은 경기회복을 촉진하고 내수부진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을 살리기 위해 1천2백개 내수기업을 수출기업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