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전국 병원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모든 진료와 처방을 전산화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영국 보건서비스국(NHS)은 내년부터 20조원(1백70억달러)을 투입,2005년까지 환자 5천만명의 진료 기록을 모두 전산 처리해 중앙컴퓨터에 저장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환자들은 2008년부터 인터넷으로 모든 병원을 대상으로 진료예약을 할 수 있고 △담당 의사들은 중앙컴퓨터에 접속해 환자의 과거 병력을 조회하고 인터넷으로 약사에게 처방전을 보낼 수 있다. 2010년부터는 구급차와 병원 응급실도 무선통신으로 연결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병원의 오진이나 중복 검사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전국 병원 기록을 전산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각국에서 제기돼 왔으나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하는 것은 영국이 처음이다. 병원들은 환자기록을 경쟁 병원과 공유하기 꺼려하고 환자들은 정신병이나 인공유산 같이 숨기고 싶은 과거의 병력이 공개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NHS는 분쟁을 막기 위해 의사가 환자의 진료 기록을 조회할 경우 그 흔적을 중앙컴퓨터에 영구히 남기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의 병원 전산화사업 덕분에 IT업계가 뜻밖의 대박을 맞게 됐다"며 미국 IBM과 액센추어,프랑스 제머나이 언스트&영,일본 후지쓰 등 7개사가 사업자 후보에 올랐다고 밝혔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