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세운상가 주변 5만여평에 대한 재개발 계획이 확정돼 오는 2005년 3월 종로구 예지동 9천7백63평 부지부터 재개발 공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서울시는 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세운상가 주변 4개 블록 5만1천1백28평(16만9천12㎡)에 대한 재개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이번 세운상가 재개발사업에 국내에선 처음으로 신탁재개발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이 방식은 지주와 건물주가 토지를 신탁회사에 맡기면 신탁회사가 설계 시공 분양 등을 일괄 시행하는 형태다. 지주와 건물주는 재개발 공사기간중 그동안 받던 임대료의 일정 수준을 신탁회사로부터 받고 공사가 끝나면 분양을 통해 권리를 되돌려 받게 된다. 임대 상인은 공사 기간중 대체시설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이주비를 지원받으며 건물이 완공되면 우선 임대권이나 분양권을 제공받아 새 시설에 입주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임차 상인에게 약간의 보상금만 준 채 이주를 강요하는 기존 방식은 상인들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 사업이 무기한 지연됐었다"며 "지난 82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세운상가 일대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현재 지주의 80% 이상, 임차상인의 3분의 2 이상이 이같은 신탁 재개발 방식에 동의한 예지동을 우선사업지역으로 선정하고 2005년 3월께 착공하기로 했다. 용적률은 6백%로 결정됐다. 시는 2007년 말 예지동에 각종 상업시설이 완공되면 세운상가에 입주한 상인들을 이주시킨 뒤 세운상가를 헐고 녹지로 만들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