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 시장의 장세가 '반짝 상승'에 그친 가운데 아파트에서 토지로 갈아타는 개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4일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재건축아파트 투자자 중 상당수가 매물을 내놓고 토지시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 중에서는 재료에 맞춰 아파트를 내놓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는 향후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강동구 고덕주공 인근 A공인 대표는 "지난 11월 말 일부 저가 급매물이 소진되는 반짝장세 이후 매수세가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이런 분위기 탓에 상당수 투자자들이 아파트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토지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는 11일 전후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예정인 강동구 고덕동 인근 재건축아파트 단지에는 '갈아타기용' 매물이 적지 않게 나와있다. 현재 호가가 연초 대비 1억원가량 떨어진 시영아파트 13평형 투자자 중 일부는 안전진단이 통과된 뒤 가격이 소폭이나마 회복되면 처분해달라는 주문을 해놓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2억∼5억원을 굴리는 개미투자자들로 천안 아산 등 경부고속전철 인근 도시나 수도권 신도시 주변 지역의 토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 반포주공아파트에서도 발을 빼려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반포주공3단지 16평형은 5억5천5백만원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역시 지난달 말 일부 저가 급매물 1∼2건이 거래된 후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투자 매물을 처분하고 수도권 인근의 토지시장으로 옮겨가기 위한 상담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김성일 에덴공인 사장은 "팔긴 팔아야 겠는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하소연이 많다"며 "결국은 토지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아파트와 달리 토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재료로 움직이기 때문에 투자지역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