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지역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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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포도주 스카치위스키 체다치즈는 지역특산품에서 세계적인 명품 혹은 관련상품의 대명사가 된 것들이다.
어느 지역에나 특산품이 있고 개중엔 공산품(수공예품)도 있지만 지방도시엔 아무래도 먹거리가 많다.
일본 후쿠오카의 멘타이코(명란젓), 나가사키의 카스테라같은 게 그것이다.
우리도 나주배 이천쌀 의성마늘 금산인삼 고창수박 보성녹차 음성고추 장흥호두 안동간고등어 고창복분자술 안흥찐빵같은,이른바 지역명품들이 있다.
이천 쌀은 '임금님표'라는 이름으로 유명하고,나주 배는 싱그런 향과 맛,금산 인삼은 작지만 풍부한 사포닌 함량,의성 마늘은 저장성이 좋은데다 독특한 향취 등으로 인기가 높다.
보성녹차는 지리적 특성에 의해 생산된 지역명품에 대해 국제적 산업재산권을 부여하는 '지리적 표시 특산품' 제1호로 등록됐고,안동간고등어는 일반 자반고등어보다 2배이상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백화점에서 유통된다.
먹거리명품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역이자 눈앞에 다가온 농업 전면개방 시대의 대안이다.
때문에 지방자치 단체마다 고유의 지역명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지만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어느 한가지가 유명해지면 산지사방에서 유사품을 내놓는데다 중국산 농산물 또한 밀려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쟁력을 가지려면 품질 차별화밖에 도리가 없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될수록 먹거리도 가격보다 품질을 따지게 되는 만큼 친환경농법과 첨단재배기술을 이용,무공해 유기농산품을 만들고,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특색있는 가공품을 개발하는 게 우선이다.
또 명품은 만드는 것 이상으로 철저한 유지 관리가 필수적이다.
프랑스는 명품 보호를 위해 설립한 콜베르위원회를 통해 EU국가 전체에서 위조품 제조자는 물론 소비자도 처벌하는 법을 만들었을 정도다.
우리도 생산자 교육과 유통상품 평가 등을 통한 철저한 품질보증으로 신인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역사 효능 사용법을 알려야 함도 물론이다.
디자인에 신경쓰고 맛있게 먹는 법을 담은 설명서를 첨부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펼칠 때 진정한 명품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