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 대한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내년 중 주식투자 규모를 3조4천억원으로 늘리고 BBB급 회사채 및 사회간접자본(SOC),해외증시 등으로 투자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이는 1백28조원(2004년 말 기준)에 이를 막대한 자산을 국채 등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하는 현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국민연금의 내년 주식투자 규모가 전체 금융자산의 10% 미만에 불과하다며 기관투자가 역할을 하기 위해선 주식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식투자 비중 9%로 확대 내년도 국민연금의 금융자산은 채권 1백14조원,주식 11조6천억원,대체투자 1조5천억원 등으로 나눠 운용된다. 주식 신규 투자금액은 올해보다 30.8%(8천억원) 늘어난 3조4천억원이다.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비중은 2003년 말 8.5%에서 2004년 말 9.1%로 증가한다. 채권 비중은 올해 90.5%에서 89.1%로 줄어들지만 채권투자 금액은 올해보다 26조원 늘어난다는 것.채권투자 대상도 확대된다. 물론 '제한적'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투자대상이 'A'등급에서 'BBB'등급으로 낮춰짐에 따라 중견기업과 벤처기업 회사채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내년에 5조원 규모의 채권 운용을 외부 위탁하는 등 아웃소싱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장기 성향의 연기금자산이 간접시장으로 유입되는 만큼 투신시장 기반도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투자대상 다양화는 '미흡' 내년 중 해외자산에 투자되는 금액은 주식 6천5백억원 등 모두 3조9천억원이다. 신규 투자액은 주식 5천억원 등 2조9천억원.이를 위해 SSGA 피델리티 웰링턴 캐피털 등 4개사를 자산운용사로 선정했다. 연금은 또 신공항하이웨이 등 SOC,벤처,기업구조조정 등 대체투자에 1조원을 배정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자산운용 다양화가 상당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주식 채권을 제외한 대체투자 등 기타투자 비중이 1.8%에 불과하다. 채권투자는 전체의 89.1%(1백14조원)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증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소비를 하든지,주식을 사든지 혹은 은행예금에 들었을 돈을 국가가 강제로 동원해 채권에만 자원을 배분하는 셈"이라며 "자산배분이 국가 전체적으로 안전자산에만 몰릴 경우 금융시장 왜곡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