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카메라폰을 선물하려면 서둘러 구입을 해야 할 것 같다. 세계경기 회복과 맞물려 카메라폰 등 신형 휴대폰 수요가 폭발, 세계 곳곳에서 벌써부터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 휴대폰 메이커들은 카메라폰 등의 소비가 예상보다 급증하자, 생산공장을 풀가동하며 '연말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플래시메모리 초소형카메라 디스플레이등 핵심 부품이 달려 원하는 모델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소니 에릭슨 T610, 삼성전자 E700, 모토로라 V시리즈 등 인기 제품의 품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조사 회사인 스트레이티지 애널리틱스는 "2주 전만 해도 올해 휴대폰 시장 규모를 4억9천만대로 예상했으나,현 추세라면 5억4백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4억2천9백만대보다 17.4% 늘어난 수준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 수요 폭발로 주요 부품 공급차질 =모토로라 관계자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형 휴대전화에 대한 소비자 욕구에 놀랐다"면서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카메라폰 인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선두업체인 노키아는 휴대폰의 수요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금주 초부터 부품주문량을 늘리고 있으며, 지멘스는 "컬러 화면과 카메라 등 부품 공급이 늦어져,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국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도 현재 생산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으며 올 매출액이 목표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휴대폰 부품 중 특히 반도체칩, 컬러 액정화면, 카메라, 렌즈 등의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플래시칩의 경우 휴대전화는 물론,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업계에서도 주문이 쏟아져, 수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배터리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내셔널세미컨덕터의 브라이언 할라 최고경영자(CEO)는 "주요 휴대전화 메이커로부터 주문량이 급증,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 신제품 품귀 상당기간 지속될 듯 =경기호황 속에 휴대폰을 바꾸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첨단제품의 수급난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에서 새로 채택된 번호 이동성 제도도 신규 휴대전화 수요 급증에 한 몫을 하고있다. 스리벤트파이낸셜의 존 크라우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휴대전화 업그레이드 수요가 매우 높다"며 "소비자들은 더 나은 성능의 휴대전화와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분석가인 닐 모스톤은 "유럽인들의 휴대폰 사용 주기가 평균 30개월 정도로 2000년에 처음으로 휴대폰을 장만한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도 휴대폰 판매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메라폰이 일상 생활에서 다용도로 사용되면서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10월 말 미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 때 카메라폰으로 피해상황을 찍어놓은 시민들이 보험회사로부터 보상을 받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