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5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내각개편 등 대대적인 국정쇄신을 요구하면서 '조건부 국정협력론'을 표명했다. 조 대표는 이날 전주완산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 "노 대통령에게 재신임 국민투표철회와 중립내각 구성,열린우리당과의 명확한 관계 설정, 측근비리 특검 수사 협조 등 4개항을 요구하며 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 국정수행에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재신임 국민투표는 헌재에서 사실상 위헌판결을 내렸고, 정국 불안의 원인이므로 즉각 철회해야 한다"면서 "노 대통령은 정정당당하게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총재로서 총선을 지휘하든지, 국가원수로서 국정에 전념하든지 명확히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무능한 장관, 본분을 망각한 장관, 총선에 출마할 장관을 바꾸고 내각을 개편한 후 '총선 징발' 등 장관직 수행 방해 행위도 중단해야 한다"면서 "노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내년 총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대표는 측근비리 특검 수사와 관련, "2백9명의 국회의원이 재의결한 압도적 민의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눈앞이 캄캄하고 모른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무엇인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새 지도부 구성 이후 첫 지방 방문지로 전주를 선택한 것이나 조 대표와 추미애 김경재 상임위원 등 지도부가 이날 총출동한 것은 텃밭인 호남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