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검찰이 5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경영관리본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하자 어느 정도 예상했었는지 비교적 담담한 표정이었다. 60여명의 경영관리본부 직원들은 사무실 밖에 삼삼오오 모여 향후의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검찰 압수수색을 지켜봤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기 때문에 우리도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며 "검찰이 대선자금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그룹은 영수증 처리 등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대선자금을 제공했다"며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더라도 별다른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검찰이 김병일 롯데호텔 경영관리본부 사장 등 그룹 고위 관계자들을 이르면 이날 중 소환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소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룹 관계자는 "검찰로부터 임원진 소환 통보를 받은 것은 없는 걸로 안다"면서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임원진 소환 여부를 벌써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검찰이 롯데그룹의 구조조정본부격인 경영관리본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는 점에 크게 놀라고 있다. 그룹핵심조직에 대한 압수수색 선례를 남김으로써 여타 그룹의 구조조정본부도 언제든지 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 연말에 악재가 겹쳐 새해 사업계획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