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수감 중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탈주한남대문.동대문시장 연쇄 강도상해 피의자가 또 다시 `퍽치기' 범행을 벌이다 한 용감한 시민에게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7일 탈주한 남대문.동대문시장 연쇄 강도상해 피의자 박모(30)씨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여관 등을 전전하며 도피 생활을 해온 박씨는 이날 새벽 귀가중인 동대문 시장상인을 집까지 따라가 범행을 저지르다 덜미가 잡혔다. ◆치료중 감시소홀 틈타 도주= 서울 남대문.동대문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연쇄강도 행각을 벌이다 지난 10월13일 강원도 정선에서 검거된 박씨는 강도상해 혐의로구속 기소돼 성동구치소에 수감됐다. 박씨는 3일 오후 1시25분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 금광2동 J병원 1층 수혈실에서악성 빈혈 치료 중 동행한 교도관 2명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 창문을 열고 도주했다. 박씨는 수혈실에서 치료를 받다 `목이 마르니 물을 갖다달라'고 요구, 교도관 1명이 7m가량 떨어져 있는 정수기에 물을 받으러 간 사이 창문을 열고 달아났으며다른 교도관 1명은 칸막이 너머에 있어 도주하는 박씨를 미처 보지 못했다. 박씨는 당시 파란색 줄무늬가 있는 수용 환자복을 입고 있었고, 한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박씨는 병원을 빠져나오자마자 택시를 탄 뒤 아내 장모(24)씨에게 전화를 걸어아내의 친구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여관 등을 전전하며 도피 생활을 했다. ◆도피중 또 `퍽치기' 범행 = 6일 오후 10시께 종로2가 근처 여관에서 아내와헤어진 박씨는 이튿날 오전 5시께 여관을 빠져나와 검거되기 전 범행을 저질렀던 동대문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다시 범행 대상자를 물색했다. 박씨는 버스 정류장에서 귀가 중이던 김모(43.여)씨를 발견, 버스를 타고 따라가 서울 노원구 상계 8동 주공아파트 1013동 앞에서 김씨의 얼굴과 머리 등을 돌로내리쳐 실신시킨 뒤 손가방에서 현금 10만원과 신용카드, 통장 2개를 훔쳤다. 때마침 출근 길에 김씨의 비명 소리를 들은 최모(49.회사원)씨가 달아나는 박씨를 35m 가량 쫓아가 격투 끝에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박씨가 내리 친 돌에 얼굴을 수 차례 맞아 다쳤지만 끝까지박씨의 다리를 잡고 놓지 않았다. 최씨는 박씨를 완전히 제압한 뒤 아침 운동 중이던 주민에게 신고를 요청, 2분가량뒤 출동한 경찰에 박씨를 넘겼다. 경찰은 이어 이날 낮 12시30분께 아내 장씨를 붙잡아 참고인 자격으로 박씨의여죄를 조사 중이다. ◆허술한 검문망= 경기도 성남에서 달아난 박씨는 서울 강동구 성내동 아내의친구 집에 잠시 들러 옷을 갈아입고 다시 예전 범행 무대였던 동대문.남대문 시장과가까운 종로 2가의 여관, 비디오방 등에서 숨어 지냈다. 경찰은 박씨의 연고지에 수사팀을 급파했지만 이미 달아난 박씨를 검거하는 데실패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탈주한 뒤 다시 붙잡히기 전까지 한 차례도 검문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처음 검거되기 전 시장 상인 상대의 강도 범죄가 빈발함에 따라수사 전담반까지 두며 범죄 예방 활동을 벌였지만 박씨는 이를 비웃듯 또 다시 범행에 나섰다. 경찰은 검거 직후 박씨를 상대로 탈주 경위와 도피경로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인뒤 오후 1시35분께 성동구치소로 신병을 인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