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와 기업 부동산 등을 인수한 뒤 거액의 차익을 남기고 매각한 외국계 펀드들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은데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미국계 H&Q(헴브레트 앤드 퀴스트)펀드가 옛 쌍용증권(현 굿모닝신한증권)을 인수한 후 처분 과정에서 2천억원 가까운 차익을 챙기고도 양도세를 내지 않은데 대해 정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이에 앞서 미국계 모건스탠리와 론스타펀드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벌였으며, 영국계 금융지주회사인 HSBC에 대해서는 국내 상장기업을 인수한 후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70여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징금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조세협약이 체결된 나라의 국적 기업이더라도 국내 사업장이 있는 경우에는 고정사업자로 간주해 과세할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 외국 펀드들에 대해 엄정하게 과세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H&Q는 지난 98년 쌍용그룹으로부터 쌍용증권 지분 28%를 주당 1천2백50원에 인수했다. 이후 쌍용증권은 굿모닝증권으로 이름을 바꿨고 H&Q는 지난해 4월 굿모닝증권 지분을 신한금융지주에 주당 7천2백원에 매각했다. 최초 4백17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H&Q는 지분 매각을 통해 2천억원 가까운 차익을 남긴 셈이다. 국세청은 지난해부터 모건스탠리 론스타 뉴브리지 등 11개 외국계펀드에 대한 조사 계획을 수립, 이를 서울지방국세청에 통보한 후 과세실익이 있다고 판단한 외국계 펀드에 대해 순차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준ㆍ임원기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