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은 주식시장의 관심은 이제 온통 내년 전망에 쏠려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내년에 실적이 호전되는 우량종목과 턴어라운드 기업의 주가 상승폭이 클 것이란 기대에서다. 일반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펀더멘털이 뛰어나고 큰 폭의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우량종목을 발굴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삼성 LG 현대 대우 대신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함께 내년 실적성장세가 두드러진 실적유망주로 주가가 현재수준보다 높아질 것으로 재평가가 기대되는 투자유망종목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아가방은 유아용품 업계에서 시장 점유율이 부동의 1위(34%)인 업체다. 지난 197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출산용품과 아기옷,아기용품 등을 판매하는 국내 최초의 아기옷 전문회사다. 그러나 주가는 30%를 웃도는 시장 점유율에 견주어보면 신통치 않다. 작년 1월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이 회사의 주가는 한때 8만원을 웃돌았지만 지난 9월부터 2만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1만원대의 주가는 등록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회사는 올해 실적 악화와 투자자들의 무관심 등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그러나 '실적 및 주가 바닥'을 경험한 데다 경쟁업체의 잇따른 도산으로 시장지배력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내년부터 실적과 주가가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3년은 최악의 해=올들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26억원)과 순이익(22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45%와 56.02% 줄어 반토막이 났다. 그동안 이 회사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급성장세가 주춤해진 것.아가방의 순이익은 지난 99년만 해도 9억원에 불과했었지만 2000년 33억원,2001년 74억원으로 1백% 이상씩 급증했었다. 그러나 작년 순이익이 81억원으로 9.4%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급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전체 순이익(34억원)은 작년보다 58.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 규모가 지난 2000년 수준으로 급감한 배경으로는 △극심한 소비경기 부진 △백화점영업 철수 △출산율 감소추세 등이 꼽힌다. ◆내년에는 실적회복 전망=동원증권은 아가방의 내년 매출(1천7백25억원)이 올해보다 8.8%,순이익(67억원)은 무려 97.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005년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추정의 근거로는 우선 백화점영업 철수라는 악재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꼽혔다. 현재 경쟁 브랜드의 도산으로 입점시킬만한 브랜드가 없어져 내년부터 다시 백화점 영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소비심리 회복과 수출비중 확대로 경기침체와 출산율 저하에 따른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회사의 수출비중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34%로,내년에는 36%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송계선 동원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와 중국으로의 자체 브랜드 수출 전략 등이 긍정적"이라며 '매수'의견과 함께 2만2천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주식유동성 증대 방안 검토=회사측은 부진한 주식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액면분할과 유·무상증자 등을 포함한 다양한 대책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실제 이 회사 주식의 최근 5일간 평균 거래량은 6천여주에 불과하다. 현재로선 증자보다는 액면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송계선 연구원은 "아가방은 주가가 3만원을 넘으면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 상태에서 액면분할을 실시하면 주가가 너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