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과 휴대폰을 양대 축으로 고성장을 구가해온
삼성전자가 플래시메모리와 LCD를 새로운 "캐시 카우"로 끌어들이면서 또 한 차례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내년에는 D램 휴대폰 플래시메모리 LCD 등 4개 사업부문의 조(兆)단위 영업이익과 단일 기업 매출 50조원 첫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년도에 45조원대의 매출 목표를 책정했지만 이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일 뿐 실제는 50조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래에셋(54조4천억원)을 필두로 메리츠(53조2천억원) 대우(53조6천억원) 세종(52조원)증권 등이 50조원을 훨씬 넘는 매출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문제는 영업이익을 얼마나 큰 폭으로 늘릴 수 있느냐는 것.
매출의 75%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세계 IT(정보통신)경기와 환율에 민감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때문에 지난 2001년에 2조2천9백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가 지난해엔 7조2천4백억원을 기록하는 등 기복이 심한 편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주력 사업부문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고 내부의 위기관리 능력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서있는 만큼 내년도 영업이익은 올해(추정치 6조9천억원)보다 훨씬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쌍두마차'에서 '사각 편대'로
지금까지 삼성전자에서 연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사업은 D램과 휴대폰 사업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LCD와 플래시메모리 사업이 영업이익 1조원 대열에 합류할 것이 확실시된다.
LCD사업의 경우 지난 7월부터 5세대 5라인을 월 10만장 규모로 풀가동한 데 이어 6라인도 5만장씩 생산하고 있어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50%가량 증가한 6조원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최근 LCD 가격의 호조에 힘입어 최소 1조원에서 최대 1조4천억원선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 부문의 내년도 매출은 8조원,영업이익은 1조6천억원 선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조4천억원에서 올해 최소 2조9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플래시 메모리도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선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낸드 플래시가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서너달치의 주문이 밀려 있고 가격 또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내년엔 5조9천억원의 매출에 1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대할 정도로 영업이익률이 치솟고 있다.
◆휴대폰 사업 확장
올해 5천5백만개를 판매할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폰 사업부문의 내년도 목표는 7천만개.
지난 3분기에 컬러폰 카메라폰 캠코더폰 등 프리미엄급 제품의 판매 호조로 사상 최대치인 1천5백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분기별 1천7백만∼1천8백만대 판매를 내다보고 있다.
평균 판매가격 역시 세계적인 하락추세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3% 정도의 상승률을 점치고 있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도 매출은 15조원에 영업이익은 무려 2조9천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고가의 휴대폰이 인기를 얻고 있어 내년에도 상당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