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기지에 지원한 것이) 기분좋은 선택이었기에 자신감 너무 너무 충만...보고 싶다...사랑해" 실종된 세종기지 월동대원 8명 가운데 육지에 남아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최남열(37)씨의 부인 김성옥(35.경기도 성남시 신흥동)씨는 남편의 생존을 굳게 믿고 있었다. 김씨는 8일 오후 남편의 실종 사실이 전해진 직후 두아들 형빈(8)군과 형길(6)군을 친구 집으로 보내고 시어머니 안금풍(79)씨와 함께 지난 4일 남편이 보내온 e-메일을 보며 남편의 생존을 기원했다. 이날 저녁 박씨의 집에는 언론사와 친척들의 전화가 빗발치는 가운데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웃과 친구들이 김씨를 위로하며 최씨의 생존을 빌었다. 고교 졸업후 열관리사 자격증을 따 주로 보일러 전문기사로 일해온 최씨는 1996년 이미 한차례 10차 대원에 선발돼 세종기지를 다녀온 베테랑. 모험심이 남다른 남편은 결혼 이전부터 남극 근무를 꿈꾸어왔으며 세차례나 탈락한 끝에 공개모집에 합격했다. 그동안 성남의 한 대형할인점 보일러 기사로 일했던 최씨는 자신의 꿈도 이루고가족의 생계도 도울겸 지난 11월20일 17차 대원으로 선발돼 남극 땅을 밟았다. 부인 김씨는 "남편이 이미 한차례 다녀온후 위험하다는 말을 하지 않아 이번 같은 사고가 있을 줄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지난 4일 남극에서 부인에게 마지막으로 보내온 e-메일에는 가족에 대한사랑이 듬뿍 담겨 있다. "11월 25일 기지 도착이후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 예년보다 날씨가 추워서 생활하기에도 불편하고, 기지주변에 눈들은 아직도 녹을 줄 모르고/ 16차 대원들은 12월 7일 떠날 예정이고, 2월말이면 하계대도 떠나고 우리의 월동이 시작되겠지/ 기분좋은 나의 선택이었기에 자신감 너무너무 충만...보고 싶다/ 당신, 형빈,형길 힘내고 오빠(남편) 보고 싶다고 울지말고.../애들 공부 쉬엄쉬엄 시키고 건강히 잘 지내고 사랑해...(추신) 형빈이 한자시험 합격 축하하고...치킨 한마리 쏘아주길) 부인 김씨는 지난 7일 남편에게 답장을 보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당신을 못보는 거지 뭐/ 그래도 길을 가다가도 당신과의 추억이 있는 곳에 서 있으면 당신이 금방 나타날 것만 같고.../여보 우리 떨어져 있는 시간 만큼이나 돌아와서는 아껴주면서 그렇게 살자. 여보 정말 당신을 사랑합니다. 죽을 때까지 변함없이 쭉..." 김씨는 아직 남편 최씨의 답장을 받지 못했다. 김씨는 "이 곳도 추운데 남극에 있는 남편이 얼마나 추울까요"라며 "남편이 반드시 생존해 답장을 보내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