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기지 연구원 전재규(27)씨의 사망 소식에 아버지 전익환(55.영월군 영월군 영흥9리)씨는 "하나뿐인 아들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8일 오후 조난 연락을 받고도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전씨 가족들은 재규씨가 첫 사망자로 확인됐다는 소식에 터져나오는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가족들은 친지들로부터 걸려오는 위로 전화도 받지 못하고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찾은 이웃이 대신 받았다. 출국을 만류했던 전씨의 어머니 김명자(48)씨는 남극에서 날아온 비보에 실신하기도 했다. 영월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대, 서울대학원에 진학한 전씨는 1남 1녀의 장남이자 가족의 희망이었다. 논문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남극행을 고집했던 아들을 끝까지 말리지 못한 후회로 전씨 부부는 한번 더 오열했다. 서울대학원 지구과학물리시스템전공 3학기에 재학중이던 재규씨는 연구원으로 1년 계약을 맺고 지난달 20일 남극 세종과학기지로 출발했으며 남극 파견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씨는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모두 장학금을 받아 형편이 어려운 부모의 걱정을 덜었준 효자였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아버지 익환씨는 "아들의 죽음이 안타깝지만 헛되지 않길 바랄뿐"이라며 울먹였다. (영월=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b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