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거지성자' 노이야르씨 방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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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폭력은 가장 기본적인 도덕적 덕목을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것입니다.
내가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면 남을 죽이지 말아야 하고,속지 않으려면 속이지 말아야 하는 자명한 이치를 지키지 않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지요."
'거지성자'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명상수행자 페터 노이야르씨(62)가 한국에 왔다.
첫눈이 내린 날,서울 조계사 옆 산중다원에서 만난 노이야르씨는 맨발에 샌들을 신은 모습이다.
23년째 숲속 나무 밑에서 생활하며 무소유의 삶을 실천해 '아나가리까'(팔리어로 '집 없는 자'라는 뜻)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그의 방한은 이번이 세번째다.
"불은 연료를 공급하면 계속 타오르지만 연료공급을 중단하면 꺼집니다.
적대감도 마찬가지예요.
적대감을 갖고 상대를 대하면 그는 연료를 공급받은 불과 같이 활활 타오르게 되지만 존경과 포용으로 대하면 갈등과 대립,전쟁은 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독일 라인란트팔츠에서 태어나 기술학교와 해군 복무,제지공장 노동자 생활을 했던 그가 무소유의 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고,유기농 야채가게 등에서 탁발한 음식으로 하루 한끼 식사만 하는 그의 쥐벼룩 퇴치법이 흥미롭다.
"처음엔 쥐벼룩 때문에 가려운 곳을 마구 긁었어요.
그랬더니 긁은 데서 피가 나고 쥐벼룩은 더욱 달려들었지요.
그러나 가려움을 참고 긁지 않았더니 쥐벼룩도 점차 사라져 버리더군요."
노이야르씨는 "호흡을 관찰하면서 마음을 편안히 하라"고 권한다.
그러면 사물의 실체를 알게 되고,실체를 아는 순간 집착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사람들에게 보이는 자기 모습에 집착하지 말고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만족을 구하라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