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광고大賞] 2003년 광고의 화두는 "희망 찾아 함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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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광고산업계의 화두는 '희망'이었다.
정치가 어지럽고 경제가 어려워진데 따른 현상이다.
여건이 어려울수록 희망을 갈구하기 마련인 세태가 광고의 표현양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자의 주머니와 뚝 떨어진 기업들의 투자의욕에는 희망의 메시지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공익성이 짙은 상업광고가 두드러졌다.
희망과 훈훈한 정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상업성은 한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박카스와 KTF 광고를 들 수 있다.
박카스는 작은 회사에 들어간 젊은이에게 이웃어른이 "네가 들어가서 크게 키워라"라는 격려의 말을 전달, 공익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함께 가요 희망역으로'편과 SK텔레콤의 '대한민국은 이미 새로워지고 있습니다'편 등도 희망을 주는 공익광고성 상업광고라는 평이다.
비씨카드의 '좋은 뉴스만 나오는 텔레비전'편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또 물량공세로 광고를 집중한 사례도 여러 건 있었다.
HP는 신문 3개면을 통면으로 몽땅 쓰는 대형광고를 실어 상반기 내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위스키업계 역시 겨울 시장을 잡기 위해 한 회사가 서너개의 제품광고를 동시 다발적으로 내보냈다.
티저형 멀티광고들이 등장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축구감독인 차범근씨 가족을 내세운 SK텔레콤의 '00700' 광고가 대표사례다.
'차범근씨가 이혼했다'는 문구를 본격 광고 전에 뿌려 궁금증을 유발하는 형식을 이용했다.
인쇄광고 시장에서 '효자' 노릇을 했던 주택 건설업광고들도 브랜드 마케팅에 열을 올린 것도 특징이다.
이들 광고는 실제 소비층인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 고급화 및 차별화 전략에 전력을 기울였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번호이동성' 제도를 앞두고 이동통신 업체간 광고전쟁이 불을 뿜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치중하기보다는 상호비방전으로 치달아 아쉬움을 남겼다.
IMF 외환위기 이후 등장했던 변형광고들이 다시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변형광고는 막대모양으로 선 광고를 말한다.
신문지면중 5단, 8단, 전면 등 전형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변형광고로 불린다.
광고주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시도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변형광고를 두고 편집권 침해라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