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올해 '골프 대박'을 터뜨렸다. '골프 신데렐라' 안시현(19)을 발굴한데 이어 지난해 스폰서십 계약을 한 나상욱(20·미국명 케빈나)이 내년 시즌 미국PGA투어에서 활약하게 됐기 때문이다. 안시현은 지난달 열린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미국LPGA투어 직행티켓을 땄다. 코오롱은 지난해말 안시현이 국내여자프로골프 2부(드림)투어에서 활약하던 시절 장래를 간파하고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안시현이 국가대표 출신이기는 하지만 계약조건은 차마 외부에 밝힐 수 없을 정도로 보잘 것 없었다. 나상욱도 지난해말 코오롱과 4년 기한으로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나상욱의 계약조건 역시 외부에 밝히기를 꺼릴 정도로 미미한 액수다. 당시 나상욱이 '지옥의 문'으로 불리는 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를 통과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코오롱 내부에서도 드물었다. 안시현과 나상욱은 내년부터 '엘로드'나 'FnC 코오롱' 마크를 달고 미국무대에서 활약한다. 코오롱으로서는 브랜드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골프계에서는 코오롱이 대박을 터뜨린 것은 오래 전부터 뿌려온 씨앗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분석한다. 코오롱은 한국오픈의 타이틀스폰서를 14년째 맡고 있고 89년에는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국산 골프클럽 개발'이란 목표 아래 '엘로드'클럽 생산에도 나섰다. 이동찬 명예회장은 대한골프협회 9∼11대 회장을 맡아 한국골프가 외국으로 뻗어나가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코오롱에도 고민은 있다. 세계무대에 알릴 만한 '글로벌 브랜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