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 이용등급을 결정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초등학생들에게 적합한 온라인게임을 성인물로 판정하는 등 상식을 뛰어넘는 결정을 내려 영등위의 심의기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영등위는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를 '18세 이용가'로 판정,성인물로 분류했다. 지난 2001년 11월 영등위로부터 '전체 이용가' 판정을 받았던 이 게임은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동시접속자수가 20만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영등위는 이 게임의 부분 유료화를 실시하면서 아이템 판매 한도를 명시하지 않아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18세 이용가'로 판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 관계자는 "고스톱 포커 등 성인용 게임과 달리 '비엔비'는 사행성이 없는 게임"이라며 "아이템을 판매한다는 이유만으로 성인용으로 분류한다는 것은 문제"라고 반발했다. 영등위는 지난달 중순에도 '전체이용가' 등급을 받았던 아동용 온라인 액션게임 '서바이벌 프로젝트'를 '18세 이용가'로 판정,논란을 빚었다. 이 게임은 2001년 12월과 작년 10월의 두차례 심의에서 모두 전체이용가 판정을 받았다. 이 게임이 성인물로 판정받은 것은 유료 아이템 중 '꽝'이 나오는 아이템이 있어 도박성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지난 11월 초에는 2년전 '전체 이용가' 등급을 받았던 엠게임의 롤플레잉게임(RPG) '드로이얀온라인'을 플레이어킬링(PK) 때 게임아이템이 일부 손실된다는 이유로 '18세 이용가'로 바꿨다. 반면 영등위는 지난달 말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와 비슷한 게임류인 엠게임의 '웜즈온라인'은 아이템 구매한도를 표시하지 않았는데도 '전체 이용가' 판정을 내리는 등 게임심의에서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등위의 등급판정이 오락가락해 유망 디지털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