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 현상의 지속은 미국의 경상적자 확대로 달러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면서 세계 각국이 달러화 표시자산을 대거 매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즉 '미 경기회복-수입증가-경상적자확대-달러약세-각국의 달러자산 매각-달러하락 가속화'가 현재 진행중인 달러약세의 메커니즘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이같은 달러하락 메커니즘이 내년 중반까지 지속되면서 달러가치가 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달러약세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일본당국이 달러하락세를 무작정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아시아, 달러화 자산 매각 바람


국제결제은행(BIS)은 8일 중국과 대만 한국 등 아시아국가와 중동 산유국들이 미국과 다른 외국계은행에 예치한 달러화 표시자산(미 주식및 국공채)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약세로 인한 투자손실을 줄이기 위해 달러화 자산을 서둘러 매각한 뒤 자국통화나 유로화 같은 강세통화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2년 전 중국은행들이 해외에 보유한 달러화 자금은 9백25억달러였으나 지난 6월말에는 7백4억달러로 2백21억달러가 줄었다.


대만도 지난 2001년 2분기말에 4백25억달러이던 해외은행 예치자금이 올 2분기말에는 2백15억달러로 반감됐다.


한국은 올 2분기 외국은행에 예치한 달러화 자금중 60억달러를 회수하고, 중동 산유국들도 이 기간중 1백36억달러의 달러화 자산을 본국으로 가져갔다.


이같은 달러화 자금회수로 외국의 미 국채 매입액이 급감, 지난 7월 4백억달러에서 8월에는 2백50억달러로 뚝 떨어진데 이어 9월에는 겨우 56억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제자본시장에서 달러화 수요가 줄어들어, 달러가치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유로당 1.30달러, 달러당 1백엔이 마지노선


외환전문가들은 미 경상적자 확대와 각국의 달러화자산 기피로 달러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중 유로화와 엔화에 대한 달러가치가 각각 유로당 1.30달러 및 달러당 1백2엔선까지 하락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지금보다 5~7%쯤 더 떨어진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유로당 1.30달러, 달러당 1백엔이 일단 달러가치 하락의 마지노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미국과 유로존 일본정부가 모두 그 이하로 달러가치가 내려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지나친 달러약세는 △유로존과 일본경제의 성장저해 △미국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미 금리상승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는 탓에 미ㆍ일ㆍ유로존당국이 협력, 달러하락세를 막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존 스노 재무장관도 8일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시장개입 방침설과 관련, "미래의 불확실한 사실을 놓고 구체적으로 가부를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 필요시에는 시장에 개입할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HSBC은행의 수석 환율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달러가치가 유로당 1.30달러까지 떨어지면 미국과 유로존이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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