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고객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개인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 대우 미래에셋 LG 등 증권사 일임형 랩 상품 판매금액(예약판매분 포함)은 이날 현재 8천억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 10월22일 선보인 이 상품의 수탁고 증가 추이를 감안할 때 올해 안에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체 금액의 80% 이상이 개인의 신규 투자 자금인 것으로 분석돼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쪽으로 유입되는 조짐을 보인다는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김영권 삼성증권 랩 운영팀장은 "은행예금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에서 옮겨오는 개인 고객들이 80%가 넘는다"며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는 상황에서 일임형 랩이 증시의 새로운 자금줄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현재까지 3천7백여명의 고객이 5천억원대의 자금을 맡겼으며 이들 가운데 5억원 이상 거액투자자가 3백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대우증권도 전체 판매금액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2억원 이상을 맡긴 거액투자자의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이기헌 대우증권 자산운용팀장은 "펀드는 어떤 종목을 사고 파는지 알 수 없는 반면 일임형 랩은 고객이 편입 종목을 확인하고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