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을 향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이 오는 2010년이 되면 미국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국가 발전·개혁위원회 쉬칭 첨단기술국 부국장은 한 세미나에서 중국의 올해 IT 매출이 2조4천억위안(약 2천8백91억달러)에 달해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에 오르는데 이어 2010년이면 IT 매출액이 올해의 3배로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도 이에 뒤질세라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나노기술(NTㆍ극미세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도권을 잡기 위해 향후 4년간 36억7천9백만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3일 나노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1세기 나노기술 연구개발법'에 서명했다. 이 법에 따라 미국은 나노기술 개발을 위한 장기 연구, 교육 지원 및 연구원 육성은 물론 국립과학재단(NSF), 항공우주국(NASA), 국가표준기술연구원, 환경처, 농무부 등에도 충분한 자금 지원이 가능해졌다. 부시 행정부는 내년 연방정부의 연구개발 자금으로 1천2백30억달러를 배정해 놓았다. 이 중 대표적인 국가 프로젝트가 2000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IT2 프로그램'이다. 5년간 18억달러를 집중 투자해 차세대 인터넷시스템을 개발하고, 미국이 경쟁 우위를 갖고 있는 정보통신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나노 분야는 14개 정부기관이 참여하는 공동연구사업인 '국가나노전략(NNI)'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부시 행정부는 내년 회기 나노기술 예산으로 8억4천9백만달러를 의회에 요청해 놓았다. 유럽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EU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유럽집행위원회를 통해 유럽 전체의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은 지난해부터 2006년까지 유럽 각국 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EU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유럽집행위원회가 유럽 전체의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을 총괄하는데 지난해부터 2006년까지 제6차 프로그램이 진행 중으로 11개 분야에 모두 1백62억7백만 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일본도 내년부터 3년간 약 1천5백억엔을 투입할 계획으로 중점 5개 분야를 선정했다. 이처럼 각국의 신기술 지원 정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49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오는 2012년까지 정부 3조7천억원, 민간 1조3천억원 등 모두 5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국제적 흐름에 대비하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 49개 기술은 신규사업 28개, 계속사업 21개로 분류돼 사업의 특성과 유형에 따라 특정연구개발사업, 기초과학연구사업, 지방과학기술혁신사업, 원자력연구개발사업 등 과기부가 진행하고 있는 기존 대형 연구사업과 연계돼 추진된다. 과기부는 2004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49개 기술을 5개 유형별로 분류해 이 가운데 신규사업에 7백30억원, 계속사업에 2천6백40억원 등 총 3천3백70억원을 투입하고, 민간부문에서 1천2백47억원의 재원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0일에는 '차세대 성장동력 포럼'(회장 오명 아주대 총장) 발대식이 박호군 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한 회원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 포럼은 차세대 성장동력과 관련된 산ㆍ학ㆍ연 연구자 간의 원활한 정보공유 및 추진상황 점검 등을 위해 연구자들이 중심이 되어 발족된 것으로서, 차세대 성장동력과 관련된 과학기술부 연구개발사업(프론티어사업, 핵심연구개발사업, 국가지정연구실사업, 우수연구센터사업, 지역연구센터사업 등) 책임자들을 주요 회원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 '차세대 성장동력 포럼'은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 10대 분야별 협의회를 구성 운영하는 한편 월 2회씩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해 차세대 성장동력의 발전방안을 논의하고 전체 회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연 2회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또한 민간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동력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차세대 성장동력 추진에 대한 정책자문과 건의를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의 성공적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해 나간다. 과학기술계는 이번 '차세대 성장동력 포럼' 발족을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과 관련된 민간 참여와 투자 활성화, 산ㆍ학ㆍ연 협력 강화, 정부-민간간 협력채널 확립 등을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의 성공적인 운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