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의 아파트값이 좀체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매수세는 자취를 감췄지만 호가는 거의 떨어지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중 상당수가 1억∼2억원 정도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대적으로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된 데다 분당선 연장과 판교신도시 개발 가시화 등의 호재가 버티고 있어 가격조정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11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분당지역 최고가를 자랑하는 서현동 일대 32평형 아파트의 호가는 4억8천만∼5억2천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10·29 부동산종합대책' 이전의 호가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여름 4억2천만∼4억3천만원선이던 서현동 32평형은 9∼10월 두달동안 1억원 안팎으로 올랐었다. 서현동 서울공인 관계자는 "급매물도 없고 매수세도 자취를 감춰 거래가 안된다"며 "호가는 있지만 거래가 되지 않고 있어 현재 가격이 얼마라고 딱 잘라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판교신도시 개발 예정지와 가장 인접했다는 장점 때문에 특히 많이 올랐던 이매동 아름마을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름마을에서 최고 인기있는 평형인 48평형의 호가는 6억5천만∼6억8천만원으로 지난 10월과 차이가 없다. 인근 현대공인 정효승 대표는 "분당의 다른 단지에선 최근들어 호가를 1천만∼3천만원 정도 낮춘 급매물이 단지별로 1∼2개 정도 나왔었지만 아름마을에선 이런 급매물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다. 개통이 임박한 분당선 이매역 인근 단지에서도 최근 양도소득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급매물이 일부 나왔지만 1주일만에 소화되고 지금은 급매물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과 가장 가까운 야탑동에선 상한가 가격은 그대로이고 하한가 가격만 1천만∼2천만원 정도 빠지는 모습이다. 야탑역 역세권 32평형 호가는 4억∼4억5천만원 수준이다. 이곳은 분당선 연장구간의 개통으로 서울에서 가장 가깝다는 이점이 새삼스럽게 부각되고 있고,주변으로 성남시청이 이전할 것이란 기대감이 강하다. 야탑동 인터넷공인 관계자는 "매수 희망자들이 가격이 빠진 줄 알고 왔다가 호가가 그대로인 것을 보고는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연말에는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다가 연초 학군 수요가 움직이면 가격이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분당지역의 가격 하방경직성에 대해 일선 중개업소들은 실수요 위주의 거래,성남시청 이전가능성,판교신도시 개발 가시화,지하철 분당선 연장구간 개통,상반기 중 다른 곳이 오를 때 못올랐던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