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경제 전반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전 가구 등 관련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큰 주택경기가 곤두박질칠 경우 경기회복 속도가 더욱 더뎌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는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크다"며 "바닥론이 대두되는 등 회복 국면에 있는 국내 경기에 주택경기가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시장 급랭에 따른 공급 위축이 향후 3~4년 뒤 다시 주택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도 "분양 시장의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당장 공급 축소가 불가피해진다"며 "지금처럼 초기 분양률이 낮으면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주택협회 운영홍보위원 모임에서도 "분양률이 10% 미만이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중론이었다. 업계에선 적정 주택 공급 물량을 연간 50만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 이후 불어온 '분양 한파'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몇년 뒤 또다시 수급 불균형 문제에 직면할 것이고 이는 집값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 대책에 대해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우건설 서종욱 상무는 "위축된 분양시장을 다시 되살리는 데는 몇개월 이상 걸린다"며 "가수요에 의한 과열 현상이 어느 정도 진정된 만큼 이제는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박사도 "급격한 분양 시장 위축은 주거불안의 또다른 양상"이라며 "자칫하다간 내년께 다시 건설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